![]() |
|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에서 탈출한 수컷 늑대가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구의 행방불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수색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1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늑구가 수색당국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탈출 다음 날인 지난 9일 오전 1시30분께다.
열화상카메라에는 늑구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잡혔다. 위치는 오월드 인근이었다. 다만, 드론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 중 이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늑구는 이후 지금까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36시간째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심지어 전날 강한 비까지 내리면서 수색에도 속도를 붙이기가 어려웠다.
수색당국은 드론을 띄워 늑구의 움직임을 본 후 길목에 포획틀을 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상 상황 등으로 인해 드론을 띄우지 못하거나 운용하더라도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수색당국은 늑구가 굴을 파고 숨어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비와 안개로 인해 늑구가 드론에 식별되지 않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예 외곽으로 빠져나갔을 경우의 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늑대는 사육장 안에 있을 때도 굴을 만들어 은거한다면 길게는 3일 이상 빠져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고 한다”고 했다.
실종 상황이 길어지면 늑구가 야산에서 폐사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색당국 관계자는 “오월드에서 나고 자란 늑구에게 사냥 능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먹이를 찾지 못하면 폐사할 수 있다. 늑구가 불안한 상태라면 먹이 활동을 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국은 늑구를 위해 곳곳에 먹이를 뒀다. 종 특성상 물을 마실 경우 약 2주간은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청주동물원과 국립생태원, 서울대공원, 광주동물원 등의 전문가와 민간 전문가가 늑구를 찾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드론 수색 범위를 현재 원거리인 반경 6㎞까지 넓힌 상황”이라고 했다.
늑구가 다쳤을 상황을 대비해 수의사도 대기하고 있다. 늑대 하울링 소리는 외려 귀소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봐 이날부터는 방송하지 않고 있다.
수색당국은 조만간 날씨가 맑아지면 곧장 집중적으로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늑구에 대한 관심과 응원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종일 비가 오는데 얼마나 춥고 무서울지”, “늑구도 당황스러울 것”, “안전하게 모든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X에 ‘늑구의 안전 귀환’을 응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부디 어떤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현재 경찰과 소방, 군이 총력을 다해 안전한 포획과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늑구 역시 무사히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썼다.
늑구는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한국늑대’ 복원사업의 하나로 들여온 늑대의 후손이다. 오월드는 그간 자연 상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늑대 복원사업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행했다. 오월드 측은 2024년 1월 태어난 늑구를 출생 초기 성체 늑대들과 분리해 인공 포육 방식으로 키워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