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사용자성 인정’ 판단 본격화…현장은 절차 중심
한동대서 첫 상견례…노조 신청 취하·재정비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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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지난달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만에 하청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요구가 1000건을 넘어선 가운데,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며 제도가 ‘절차 중심’으로 안착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교섭은 제한적 수준에 머물며 현장은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초기 단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총 372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1011개 하청노조(조합원 약 14만6000명)가 교섭을 요구했다. 민간 216곳, 공공 156곳이다.
노조 상급단체별로는 민주노총 356개 사업장, 한국노총 344개, 미가맹 52개 순이었다. 다만 시행 초기 급증했던 교섭요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원청 사업장 증가율은 초반 35.3%에서 중반 21.4%, 후반 2.5%로 낮아졌고, 하청노조 증가율도 72.5%에서 7.7%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실제 교섭으로 이어진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33곳, 교섭노조가 확정된 곳은 19곳에 그쳤다. 실제 원·하청 간 교섭에 착수한 사례는 한동대학교 1곳뿐이다.
한동대학교 하청노조는 지난 9일 원청과 상견례를 갖고 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첫 원·하청 교섭 사례다.
이처럼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개정 노조법상 교섭에 앞서 노동위원회를 통한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단위 분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교섭보다 ‘누가 사용자냐’를 가리는 판단이 먼저 진행되는 구조다.
현재 노동위원회에는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과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사례는 제한적인 가운데 상당수 사업장은 판단 결과를 지켜보며 교섭 여부를 결정하는 ‘관망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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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요구 사실 공고: 총 33건 공고 [고용노동부 제공] |
특히 노조의 신청 취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전체 사건 287건 중 196건이 취하됐으며,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은 170건 중 110건,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117건 중 86건이 철회됐다. 불리한 판단이 선례로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료를 보완한 뒤 재신청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동부가 운영하는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도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총 94건이 접수돼 49건이 처리 중이다. 판단지원위원회는 최근 콜센터 노동자와 관련해 국세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반면, 태권도진흥재단 자회사 소속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부정했다. 사용자성 부정 판단은 현재까지 2건에 그친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제도 정착 과정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용자성 판단이 나오면서 일부 사업장에서는 조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주요 업종에서 교섭과 단체협약 체결 사례가 축적되면 제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하청 간 대화를 제도화한 ‘대화촉진법’”이라며 “교섭요구와 교섭단위 분리 등 절차는 노사 간 대화의 틀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법 취지가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