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아닌데 대선 득표율 97.8%…6번째 집권 성공한 ‘이 나라’ 대통령

지부티 겔레 대통령 ,1999년 첫 취임 후 두차례 개헌 통해 장기 집권

오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자신의 표를 행사하고 있다. [AP]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지부티의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78)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에서 승리하며 6번째 임기를 확정 지었다.

AFP통신 등 외신은 지부티 내무부의 공식 집계를 바탕으로, 진보인민연합(RPP)의 겔레 대통령이 오전 6시부터 12시간 동안 이어진 투표에서 무려 97.8%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유일한 경쟁자였던 통합민주중심(CDU)의 모하메드 파라 사마타르 대표는 2.2%의 표를 얻는 데 머물렀다.

애초에 이번 선거는 원외 정당으로 의석수가 전무한 CDU 소속 사마타르 대표 단 한 명만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에, 투표 전부터 겔레 현 대통령의 낙승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더욱이 현지의 유력 야당 세력들은 억압적인 정치 환경에 강하게 반발하며 일찌감치 대선 참여를 전면 거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겔레 대통령은 주무 부처인 내무부의 결과 발표가 채 나오기도 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기 승리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번 당선으로 겔레 대통령의 집권 기간은 도합 27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지난 1999년 처음 권좌에 오른 그는 2010년 헌법 개정을 통해 3선 연임 금지 조항을 무력화했으며, 직전인 2021년 대선에서도 97.4%라는 경이로운 득표율로 5선 고지에 오른 바 있다. 특히 과거 개헌 당시 대선 후보의 나이를 최대 75세로 제한했었으나, 의회가 지난해 11월 이 연령 상한선마저 전격 폐지하며 78세인 그의 6선 도전에 걸림돌을 치워주었다.

일명 ‘아프리카의 뿔’에 자리 잡은 지부티는 인구 규모가 100만 명 수준인 작은 나라다. 그러나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고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핵심 길목에 위치해 있어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1977년 프랑스 식민 통치에서 벗어난 이후, 하산 굴레드 압티돈 초대 대통령(1977~1999년)과 그의 조카인 겔레 현 대통령 단 두 사람만이 국가 권력을 장기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현재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강대국들은 해적 퇴치와 대테러 작전 수행 등을 명분으로 이곳에 자국의 군사 기지를 경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