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종전 협상 결렬…유가 급등에 코스피 ‘급전직하’ [투자360]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유가 8% 넘게 상승
고유가·고환율 겹악재, 인플레이션 압력 재점화
외국인 매수세 급속 냉각…환율 1495원 돌파


13일 오전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원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김벼리·유혜림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장이 일단 상승 흐름을 멈추고 하락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중동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시장 환경 전반에서 보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투심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번지게 되고 유동성이 사라지면서 시장 추세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고환율에 외국인 투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21.59포인트(2.08%) 내린 5737.28로 출발했다가 낙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를 비롯해 방산 등 일부 반사수혜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주도주가 약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10시 기준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0.63% 하락한 5821.84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79% 내린 20만250원, SK하이닉스는 1.27% 떨어진 101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0%)를 제외한 상위 10위권 내 종목이 모두 하락세인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2.40%), SK스퀘어(-1.79%)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첫 종전 협상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이란 핵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 속에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키스탄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6시 30분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유가는 휴전 결렬 소식에 빠르게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13일 오전 9시12분 기준 전장(10일) 종가보다 약 8.7% 뛴 배럴당 103.44달러를 기록했다.

다른 지표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같은 시각 104.93달러로 전일보다 약 8.7%가 치솟았다.

우리나라는 유가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국과 다르게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생산량이 있어 일부 가격 부담만 가지고 있는 미국과는 다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라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하고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도 당초 전망(2.1%)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환율도 시장 내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다. 지난주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의 힘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10억원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간 증시를 떠받쳐왔던 개인 투자자는 7조742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기관 투자자는 4480억원 순매수했다.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투심이 돌아왔고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휴전협상 결렬로 다시 환율이 뛰면서 외국인 투심이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생겼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95.4원에 개장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07억원, 92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303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선 중동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