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뉴노멀’ 시대…“위험자산 선호 다시 위축”

시간외 거래서 WTI 7~9% 급등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재부각
고유가 속 방어적 투자전략 대응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재돌파를 시도하면서 금융시장 방향성의 분기점에 다시 섰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고착화되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 등이 재부각되면서 방어주에 투자 심리가 쏠릴 수 있다. 유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에서도 유가 추이를 결정적 변수로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성장이 가능한 적정 유가 상단을 100달러 내외로 본다”며 “유가가 하반기까지 100달러를 상회하지 않는다면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성장, 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 베팅이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12일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전 8시40분께 전장 대비 9.15% 오른 배럴당 105.4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6월물 역시 배럴당 103.58달러로 8.80% 급등했다. WTI 선물은 하루 23시간 거래돼 사실상 글로벌 연속 시장에서 움직인다.

‘유가 100달러 재돌파’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에선 달러와 안전자산 선호 전망 쪽에 힘이 실린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환율 상승이 재차 유가 압박을 키운다는 점도 한국으로선 더 큰 부담이다. 피오나 림 말레이안뱅킹 수석 전략가는 “협상 결렬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에너지 순수입국인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 일본 엔화, 태국 바트화 등 아시아 통화의 약세 압력이 이번 주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엘리아스 하다드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앤드 컴퍼니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도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지난주 떨어진 국제유가가 다시금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 증시는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고착화 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케네스 고 UOB 카이히안 개인자산관리 이사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이어질 경우 시장은 단순한 위험 회피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루 차나나 삭소마켓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협상 결렬로 안도 심리가 약화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리스크 방향성 자체에 대해선 중립적 해석이 공존한다. 디오니시오스 콘토스 메이카 AI 공동 창립자는 “이번 상황은 완전한 붕괴보단 불확실성이 장기화 된 상황”이라고 봤다. 카일 로다 캐피털닷컴 애널리스트는“이번 주 시장은 현상황을 일시적 협상결렬로 볼 지, 아니면 휴전 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신호로 볼 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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