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대미투자 年지급액, 200억달러보다 적을수도…채권으로도 조달”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 서면질의
‘수익으로 충당 가능’ 질의엔 직답 피해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4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매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액에 대해 “200억달러는 미국 측이 요청 가능한 한도 개념으로, 실제 연간 투자규모는 200억달러보다 적을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외에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 등을 통해서도 조달 가능하다고 말했다.

15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대미투자액 200억달러를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으로 충당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하면서도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부는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에 대해 2000억달러를 직접 현금 투자하되,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 투자 수익으로 이 투자액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국회에서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는 150억에서 200억달러라고 근거와 함께 의견을 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으로 200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를 보면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신 후보자는 “200억달러는 미국 측이 우리나라에 요청 가능한 한도의 개념”이라며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연간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팩트시트 등 명문화된 양국 합의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대미투자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급변동 등 시장 불안이 초래될 경우 미국 정부에 투자 규모나 투자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수익 충당 여력에 대한 대답 대신 ‘200억달러는 한도일 뿐’이라는 논리로 우회한 셈이다.

또한 신 후보자는 ‘채권 발행을 통해 외환보유액 유출을 최소화한 일본과 달리 한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대미투자액을 충당하겠다고 한 것은 잘못된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필요시 한미전략투자공사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한미전략투자채권을 발행해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신 후보자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 등의 연간 외화채권 순발행 규모는 126억달러 수준이었다.

신 후보자는 “대미투자 재원은 외환당국이 보유한 외화자산에서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기존 외환보유액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다시 외환보유액으로 환입할 수 있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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