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 투입’ 대한항공 라운지, 마지막 퍼즐 맞췄다…‘체류형 공간’으로 진화

좌석 1.7배 확대…혼잡 라운지 이미지 탈피
호텔급 공간·바텐더 서비스
“라운지는 여행의 시작”
대한항공, 서비스 전략 경험 중심으로 전환
2터미널 라운지 3년6개월 리뉴얼 대장정 마무리

 

16일 오픈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위치한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내부 전경. 넓은 공간과 여유로운 좌석 배치가 특징이다. [대한항공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공항’이 아닌 ‘호텔’이다.

천장고가 높게 트인 공간과 넓게 배치된 좌석, 은은한 조명과 목재·석재가 어우러진 인테리어는 5성급 호텔 로비 커피숍을 연상케 했다. 기존 라운지에서 느껴지던 ‘붐빔’이나 ‘대기 공간’의 느낌은 크게 줄고, 머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더 이상 ‘탑승 전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 머물고 싶은 공간에 가깝다.

대한항공이 약 11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해온 인천공항 제2터미널 라운지 리뉴얼이 이번 일등석 라운지와 서편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약 3년 6개월간 이어진 프로젝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셈이다.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은 “1만5000㎡ 규모, 1600석에 가까운 라운지를 구축하는 여정을 거쳐 이제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라운지 위치 안내도. 총 7개 라운지가 운영된다. [대한항공 제공]

 

면적 2.5배·좌석 1.7배 확대…혼잡 줄이고 ‘경험’ 키웠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규모’와 ‘경험’이다. 2터미널 내 7곳 전체 라운지 규모는 기존 5105㎡에서 1만2270㎡로 약 2.5배 확대됐고, 좌석 수도 898석에서 1566석으로 증가했다.

좌석 간 간격도 크게 넓어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약 4.5㎡)보다 훨씬 넓은 평균 7.5㎡ 수준을 확보해 쾌적성을 높였다.

페이시 부사장은 “과거에는 오후 시간대 혼잡이 있었지만, 이제는 좌석이 50% 이상 늘어나 고객을 분산 수용할 수 있다”며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통해 보다 편안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간 구성도 ‘체류’를 전제로 설계됐다. 중앙에는 뷔페와 라이브 스테이션이 배치되고, 양옆으로 널찍한 식사 공간이 이어진다.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에도 동선이 막히지 않도록 한 구조다.

식음료 역시 한 단계 진화했다.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를 제공하고, 바에서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경험형 서비스’로 확장된 모습이다.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에서 열린 사전공개 행사에서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이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일등석 라운지, ‘완전 분리형 프라이빗 서비스’

라운지별로 차별화된 콘셉트도 적용했다. 일등석 라운지는 개방형 홀과 11개의 별실로 구성된 ‘완전 분리형 구조’가 특징이다. 면적은 기존보다 약 2.3배 넓은 921㎡로 확대됐다.

중앙 홀에는 목재 기둥과 대들보, 모시 등 한국 전통 미학 요소를 반영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구현했다. 이용객은 입장 후 별실로 안내돼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공항 라운지보다는 호텔 스위트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한다.

식음료 서비스는 뷔페가 아닌 아라카르트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객 선호에 맞춰 주문 즉시 제공되는 방식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정갈한 요리가 특징이다.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역시 전담 직원이 직접 서비스하며, 식기에는 크리스토플 커틀러리와 바카라·리델 잔, 국내 작가의 백자와 유기 등을 적용해 디테일을 끌어올렸다.

공간 곳곳에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도 배치됐다. 아니쉬 카푸어를 비롯한 작가진이 참여해 한국 전통 색채 ‘황’과 ‘흑’을 강조한 작품을 선보이며, 라운지 전반에 무게감과 예술적 분위기를 더했다.

샤워실과 웰니스 공간 등 부대시설도 강화됐다. 파우더룸과 샤워 공간을 분리해 호텔 수준으로 넓혔고, 프리미엄 어메니티와 안마기기 등을 통해 장거리 비행 전 휴식 기능을 극대화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일등석 라운지 내부 전경. 프라이빗 별실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한항공 제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최대 규모+분산 설계’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는 약 2615㎡ 규모에 420여석을 갖춘 인천공항 최대 단일 라운지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증가할 수요를 고려해 ‘규모 확대’와 ‘동선 분산’을 동시에 설계했다.

공간 디자인은 대한항공 상위 클래스 기내를 연상시키는 골드·블랙·아이보리 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목재와 석재를 활용해 한국 전통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시설은 ‘체류형 공간’에 맞춰 다양하게 구성됐다. 뷔페와 라이브 스테이션, 라운지 바, 웰니스, 샤워실은 물론 워크 스테이션과 테크존까지 별도로 마련됐다.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호텔 셰프가 즉석에서 음식을 제공하고, 바에서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직접 만든다. 한식·양식·디저트·전통 다과까지 갖춘 구성은 기존 라운지보다 한층 확장된 모습이다.

특히 동선 설계가 눈에 띈다. 뷔페와 라이브 스테이션을 중앙에 배치하고 양옆으로 좌석을 넓게 배치해 혼잡도를 낮췄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 내부 전경. 체험형 콘텐츠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대한항공 제공]

 

프레스티지 동편 라운지, 가족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올해 1월 문을 연 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는 가족과 함께 ‘체험형 공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약 1553㎡ 규모에 192석을 갖춘 이 라운지는 기존 식음료·휴식 기능에 더해 쿠킹 스튜디오, 아케이드룸, 라면 라이브러리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했다.

쿠킹 스튜디오에서는 호텔 셰프와 함께하는 초콜릿 만들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아케이드 공간에서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고객이 직접 재료를 선택해 라면을 만드는 ‘라면 라이브러리’는 이용객 참여를 유도하는 대표 콘텐츠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내 바 전경. 칵테일 등 맞춤형 음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경수 기자

 

“라운지, 여행의 시작점으로”…대한항공 서비스 전략 전환

이번 변화는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서비스 전략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 라운지는 이제 ‘대기 공간’을 넘어 ‘여행 경험의 시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항에서 머무는 시간까지 브랜드 경쟁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페이시 부사장은 “라운지는 더 이상 부수적인 공간이 아니라 여행 경험의 핵심”이라며 “고객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 ‘목적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여행은 라운지에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또 라운지 곳곳에는 시간과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디지털 아트를 적용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경험형 공간’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천 라운지를 ‘모델’로 삼아 글로벌 거점 공항에도 같은 콘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실제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JFK 공항 라운지 역시 인천 라운지를 기반으로 설계되고 있다.

페이시 부사장은 “인천 라운지는 모든 디자인과 서비스의 출발점”이라며 “한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