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버, AI·코인 인프라 VC 투자로 미래 먹거리 선점 나선다 [디지털자산]

벤처캐피털 에덴블록 지분 취득
토큰화·AI 자동화 인프라 간접투자
전통 금융사 디지털자산 외연 확장



유럽의 대형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가 디지털자산 시장에 간접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AI와 디지털자산이 결합하는 차세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올라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옵티버홀딩 BV는 최근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AI)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에덴블록의 지분을 취득했다.

옵티버홀딩은 주식·채권·파생상품 시장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마켓메이커다. 3월 공개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옵티버의 순거래수익은 45억5600만유로(약 7조9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은 54억9000만유로(약 9조52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마이클 레파 옵티버 기술 생태계·혁신 총괄은 “이번 투자를 통해 AI와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활동하는 초기 단계 기업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확보하게 됐다”며 “두 기술 모두 트레이딩과 자본시장을 떠받치는 인프라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옵티버 투자에 대해 시장에서는 전통 금융회사의 관심이 최근 토큰화와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토큰화는 펀드·채권·증권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하거나 유통하는 방식으로 주요 은행과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시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록은 2024년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인 비들(BUIDL)을 선보였고 프랭클린템플턴도 온체인 미국 국채형 MMF인 FOBXX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업계 내에서는 토큰화를 통해 자산의 거래와 결제, 담보 활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레파 총괄은 “토큰화와 무기한 선물이 성장하면서 크립토가 전통 금융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AI 역시 트레이딩 관점에서 매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는 이번 투자를 차세대 시장 구조 변화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시장에서 AI로 유동성 공급이나 차익거래를 자동화하는 프로토콜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옵티버 또한) VC 지분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에이전틱 웹3(agentic web3) 흐름에 동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지분 투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노출되기 가장 좋은 시작점”이라며 “해외 금융회사들 사이에선 전략적 지분 투자로 먼저 시장에 진입한 뒤 제휴와 서비스 확장으로 이어가는 방식이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옵티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에덴블록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시장 참여자들과 연결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리오르 메시카 에덴블록 창립자는 “세계에서 가장 변혁적인 두 기술은 크립토와 AI이며 우리는 종종 이 둘을 동전의 양면처럼 본다”며 “두 기술의 결합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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