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순보유 잔고 26조원 돌파
개인 ‘하락 베팅’ ETF 대거 순매수
“이익 상향 실적 장세 흐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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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스피 지수가 24일 개장 직후 재차 6500선을 탈환한 뒤 상승폭을 반납,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향후 조정 국면을 대비하는 투자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공매도의 ‘실탄’ 격인 대차거래잔고가 167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공매도 순보유 잔고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26조원을 넘어섰다. 중동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경계심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차거래잔고는 167조5276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10조9229억원)과 비교하면 넉 달도 채 안 돼 56조원이 넘게 불어난 셈이다. 이달 들어 140조~150조원대에서 움직이던 대차거래잔고는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자, 함께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20일부터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 마감됐다. 전날 종가는 6475.81이다. 같은기간 대차거래잔고는 159조9310억원에서 165조4181억원, 167조259억원, 167조5276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다. 대차거래 잔고금액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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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18조7520억원)과 코스닥시장(7조8247억원)을 합쳐 26조5767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말(21조4771억원)과 비교해 5조원 넘게 불어났다. 공매도 이후 상환되지 않은 순보유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순매수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한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38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도 1135억원어치 담았다.
이처럼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증가한 배경에는 최근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단기 과열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2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선을 돌파했고, 이어 약 한 달 만인 2월25일에는 6000고지마저 넘었다.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지면서 한때 500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4월 들어 빠르게 낙폭을 회복, 이달 21일 전고점을 돌파한 이후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왔다. 이날도 지수는 전장보다 20.29포인트(0.31%) 오른 6496.10으로 출발한 뒤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늘어난 대차 잔액과 공매도 물량은 언제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단 점에서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된다. 시장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 지수 하락의 폭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상향했다. JP모건도 올해 2월 초 7500으로 제시했던 코스피 목표치를 최고 8500까지 올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코스닥은 신고가 경신 흐름을 보이며, 견조한 기업 실적과 이익 모멘텀이 지정학적 갈등 등 매크로 이슈를 압도하는 모습”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건부 무기한 휴전 연장 선언 등을 봤을 때 지정학적 변동성을 넘어선 이익추정치 상향 주도의 실적 장세 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