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제조 지원금 짬짜미” 중기부, 부정수급 칼 빼 들었다

김정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관이 28일 브리핑에서 소공인 스마트제조지원 사업의 부정수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중기부]


소공인 스마트 제조지원 사업 부정행위
‘페이백, 이면계약’ 등 다수 적발
수사 의뢰, 보조금 환수 등 ‘제재’
중기부 지원사업 전면 개편 착수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소공인 스마트 제조지원 사업의 부정수급을 차단하기 위한 사업 개편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소공인 스마트 제조지원 사업은 소공인의 제조 공정에 스마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중기부는 관계 부처 합동 점검을 통해 이 사업의 지원 실태와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한 결과, 다수의 부정수급 정황을 확인했다. 2024년 지원기업 1887개 사 중 112개 사(약 6%)에서 부정수급이 확인됐다. 특히 일부 공급기업이 사업 전반을 주도하며 부정행위를 유도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일부 공급기업은 사업 내용에 익숙하지 않은 소공인을 대상으로 신청서 작성, 사업계획 수립, 계약 체결, 정산까지 전 과정을 사실상 대신 수행하며 사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장비 및 소프트웨어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린 뒤, 그 차액의 일부를 소공인에게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페이백’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한 사례가 적발됐다. 해당 행위는 보조금법 위반 및 형법상 사기 혐의에 해당한다. 중기부는 관련 공급기업 17개 사에 대해 수사 의뢰 조치를 진행했다.

일부 공급기업과 소공인이 공모해 실제로는 장비를 구매하면서 이를 임차 계약으로 위장한 사례도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장비 임차계약서를 제출해 보조금을 받았으나, 현장 점검 결과 별도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보조금으로 사실상 장비를 구매하거나, 사업 선정 이전에 장비를 미리 구매해 놓고 이후 협약에 따른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해 보조금을 신청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역시 보조금법 위반 및 형법상 사기 혐의에 해당하며 중기부는 관련 공급기업 4개 사와 소공인 9개 사에 대해 수사 의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장비 및 소프트웨어의 가동 여부, 생산 데이터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공급기업이 사업 전담 기관에 허위로 전송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특히 이미 폐업한 사업장에 설치된 장비가 정상 가동되는 것처럼 허위로 정보를 전송한 사례도 있었다. 중기부는 이에 대해서도 관련 공급기업 16개 사에 대해 수사 의뢰 조치했다.

중기부는 수사 의뢰와 별도로, 부정수급이 확인된 112개 기업에 대해 보조금 환수와 정부 지원사업 참여 제한 등 행정제재 절차를 진행했다. 중기부는 이번 보조금 부정수급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법에서 정한 가장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위반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최대 5년간 중기부 지원사업 참여를 즉시 제한하고, 위반 업체의 부정수급 관련 사업과 부정행위 내용·경위 등을 전 부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정수급액 전액 환수는 물론,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특히 범죄 혐의가 중대한 공급기업 17개 사와 소공인 9개 사에 대해서는 형법상 사기 및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 조치하고, 향후 검찰·경찰 수사에도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지원기업 중 현재 예산 당국과 함께 1530개 사에 대해 정밀 조사중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에 따라 동일한 기준으로 엄정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업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편해 부정수급 차단에 나선다.

공급기업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 참여 요건을 강화해 설비투자 능력과 성장 의지가 있는 소공인을 지원한다. 또 기존 서류 중심 평가 방식도 영상·인터뷰 기반으로 바꾼다. 인공지능(AI) 기반 사업계획서 유사도 분석도 도입한다.

또 기존 임차 방식을 폐지하고 장비 지원 방식을 구매 방식으로 전환한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데이터 수집 체계를 도입해 장비 가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소공인의 낮은 디지털 이해도와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전담 코디네이터 제도도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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