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신고가 행진 속 체감경기 추락
AI 투자·수출 호황이 만든 ‘K자형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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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67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치솟는 등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체감경기와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제심리지수(ESI)는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소비·고용 불안을 드러낸 반면, 코스피는 전쟁 이전 고점을 돌파하며 ‘7천피’를 넘보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사이 가계와 비(非)반도체 산업은 고물가 부담에 짓눌리는 ‘K자형 성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지난달 ESI는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한 91.7로 집계됐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2024년 12월(-9.8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된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상황이 꼽힌다.
2월 말까지만 해도 7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현재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기준 배럴당 120달러 근방까지 치솟았다.
이달 초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이후 브렌트유 선물은 한때 배럴당 86.09달러까지 급락하며 안정 조짐을 보였으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협상이 불발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자 급등세를 재개했다.
유가가 오르면 전반적인 물가를 밀어 올리는 동시에 가계소득과 기업비용에 영향을 미쳐 성장둔화 및 실업률 상승을 유발한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국 증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동발 노이즈 속에서도 끝없이 오르며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달 21일 전쟁 이전 최고점을 돌파한 데 이어 28∼30일에는 3거래일 연속 장중 6700선을 터치하며 ‘7천피’에 도전 중이다.
이처럼 체감경기와 여의도의 온도차가 커진 핵심 배경 중 하나로는 반도체에 기댄 ‘K자형 성장’이 꼽힌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 세계 산업이 급격히 재편되면서 초호황에 돌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후 잇따른 위기에도 나홀로 굳건하다.
AI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 패권을 거머쥘 것이란 전망 속에 미국과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AI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반도체 호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반도체 이외 산업은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가계 경제는 고물가와 고용 약화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경제지표는 견조하더라도 업종별, 경제주체별로는 양극화가 심화하는 ‘K자형’ 경제로의 이행이 이란 사태 여파로 더욱 가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정부의 26조2천억원 규모 ‘전쟁 추경’과, 이에 포함된 6조1천억원 규모의 소비보조금이 2분기 고용 둔화 국면에서 가계소비의 방파제가 돼 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을 위한 모험자본 공급이 첨단산업과 벤처 육성에 영향르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