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부고장, 카톡서 600원에 팔린다…탈세 증빙용 ‘경조사 품앗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청첩장과 부고장이 거래되고 있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기를 앞두고 허위 경조사비 증빙을 만들려는 수요가 몰린 탓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경조사 공유’를 검색하면 관련 채팅방 수십 개가 확인된다. 참여 인원은 적게는 700명, 많게는 1400명에 달한다. 모바일 청첩장·부고장 캡처본이 건당 500원에서 1000원에 거래되며, 한 달 사이 특정 채팅방에서만 150건이 넘는 자료가 오간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 거래는 1대1 개인 채팅으로 이뤄진다. 한 운영자는 “수량에 따라 600원까지 가능하다”며 “적게는 40건, 많게는 400건씩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유통되는 자료는 축의금·부의금을 낸 것처럼 꾸미기 위한 증빙용이다.

세법상 거래처나 고객과 관련된 경조사비는 요건을 충족하면 업무추진비로 비용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해 실제 지출이 없거나 사업과 무관한 경조사를 허위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사업 관련성이 없는 경조사비를 비용 처리할 경우 세무조사에서 부인돼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 침해 문제도 함께 불거진다. 청첩장에는 신랑·신부의 이름과 사진, 예식 일정과 장소가 담겨 있고, 부고장에는 유가족 연락처와 계좌번호 등 민감 정보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법조계는 당사자 동의 없이 이 자료를 유통하는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사진이 포함된 경우 초상권·인격권 침해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속은 쉽지 않다. 익명 기반의 오픈채팅 특성상 거래 당사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국세당국도 실시간 적발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전문가들은 “단순 편법을 넘어 명백한 위법 행위일 수 있다”며 “제도 보완과 함께 이용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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