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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중동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 급등분이 이번달 국내 기름값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의 합의에 따라 2246만배럴의 비축유를 다음달 9일까지 방출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이달 말 비축유 방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5주차(4월 26일~30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리터(ℓ)당 2008.6원으로 전 주 대비 4.8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2002.8원으로 5.1원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4월 1주차(3월 29일~4월 2일)부터 5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10원을 넘어섰다. 중동사태 이전인 지난 2월 말(1693원)보다 18% 이상 오른 수준이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의 경우 시중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해 전쟁 이전보다 25% 가량 뛰었다.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 3월 13일 최고가격제를 시행 한 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3월27일 고시된 2차 최고가격이 210원 인상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상한선(보통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선박용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을 통제하고 있어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지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최고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5차 석유 최고가격은 7일 발표될 예정이다.
중동 전쟁 전 배럴당 65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두 달 만에 60%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미 서부텍사스유(WTI·105.07달러), 브렌트유(110.40달러), 두바이유(104.44달러)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달 말부터 유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커진 형국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전쟁 3개월차를 맞는 이번달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월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개월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국제 원유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재고 감소로 인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후 지난 60일간 5억~6억배럴 가량의 원유 공급 차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유 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차질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달 발표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17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KIEP 미국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피격하는 등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74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70% 가까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정부는 IEA와 내달 9일까지 방출키로 한 총 2246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늦어도 이달 말부터 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설비 여건상 하루 최대 비축유 방출 규모는 200만배럴 가량으로 2246만배럴을 방출하기 위해서는 11일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3월11일 IEA 공조에 동참해 총 2246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시 산업부가 밝힌 정부 비축량 7648만배럴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전체 4억배럴의 5.6%에 해당한다. 1990년 걸프전 당시 494만배럴을 방출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IEA와 합의된 2246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경우,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내달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기름값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이달 중순쯤에는 비축유를 방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