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밀리고 해외선 웃고…K-뷰티 희비 교차

中 로컬 공세에 수출↓…미·유럽서 돌파구
글로벌 확장 속도에 따라 희비 엇갈려


서울 명동에 있는 화장품 전문 매장에서 외국인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C-뷰티 브랜드들이 약진하면서, 국내 뷰티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의존도와 해외 시장 진출 속도에 따라 기업 간 실적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 수출한 화장품 규모는 3억9679만달러(약 5854억원)로 전년 동기(4억4820만달러) 대비 11.46% 감소했다. 연간 수출액은 2024년 21억5631만달러에서 지난해 16억5208만달러로 대폭 줄었다.

이는 중국 화장품 시장 내 현지 브랜드 성장세에 따른 것이다. 중국 화장품공업협회(CAFFC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거래 규모는 1조104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국 브랜드 점유율은 절반 이상(57.4%)으로 확대됐다.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자국 브랜드가 강세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칭옌칭바오(眼情)에 따르면 지난해 도우인 화장품 거래액(GMV) 상위 10위 브랜드 중 절반이 자국 브랜드였다. 반면 2024년 10위였던 LG생활건강의 브랜드 ‘더후’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더후는 지난해 LG생활건강 뷰티 브랜드 매출 비중 중 34%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이러한 변화는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711억원,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43.2% 감소했다. 중국 매출은 기저 부담 등으로 14.4% 줄었다.

지난 24일 서울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들이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 [연합]


이에 국내 뷰티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4억8675만달러로 전년 동기 3억4794만달러 대비 39.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국도 3419만달러에서 5859만달러로 129.86% 급증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와 일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3월 뷰티 채널 세포라에 ‘닥터그루트’가 입점했으며 오는 8월에는 북미 오프라인 전 매장에 입점할 계획이다. 브랜드 ‘CNP’와 ‘빌리프’도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얼타뷰티 입점 품목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북미·유럽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는 1분기 북미 시장에서 ‘에이시카 라인’ 흥행을 바탕으로 매출이 세 자릿수 성장했고, 유럽 17개국에 신규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7.6% 증가했다. 해외 매출이 4971억원으로 6% 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애경산업도 시장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미국과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며, ‘시그닉’도 미국 틱톡숍에 공식 입점했다. 최근에는 헤어케어 브랜드 ‘시카라보’와 ‘알피스트’가 폴란드 드럭스토어 체인 ‘로스만 폴란드’에 입점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강자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9.16% 성장한 1415억원으로 전망됐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효능 중심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온·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기에 유리한 시장”이라면서 “반면 중국은 규제와 플랫폼 정책, 대외 환경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