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이 살아도 무대를 버리지 않았다” 춘천 연극사[함영훈의 멋·맛·쉼]

어려운장르 마임의 메카..연극 저변 탄탄했다
강원도 예술 국제무대 석권..역사 재정립필요
춘천문화재단 아카이브展 이번엔 편한 온라인


춘천 연극 아카이브


춘천 마임축제


[헤럴드경제(춘천)=함영훈 기자] 춘천은 마임(mime:대사 없이 몸짓·표정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무언극 장르) 공연의 세계적인 메카이다.

주지하다시피 마임은 연극 공연이 고도로 발달한 곳, 연출가, 연기자들이 실험적으로 하는 고난도 공연예술이다.

춘천 마임이 세계적이라는 얘기는 바꿔말하면, 연극의 펀더멘탈이 매우 탄탄하다는 뜻이다. 춘천 연극의 효시는 뚜렷하지 않으나, 굽이굽이 고개도 많고 풍경도 좋은 강원도 내륙지방에 살면서 정한의 서정이 컸으니 유럽에서 히트친 정선와 영월의 뮤지컬 처럼, 연극의 역사 역시 장구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언과 기록은 80년전 것 부터 남아있고, 춘천 극단의 창단 역사는 60년 됐다. 19세기 이전 강원도 악극, 춘천 연극의 역사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1945년 해방 직후 안정을 찾은 도민들은 힘겹고 고단한 나날 속에서도 악극단을 꾸려, 남에게도, 나에게도 힐링을 주는 활동을 벌인다.

한국전쟁이 문화도시 춘천의 공연들을 중단시켰지만 그 맥과 정신을 끊지는 못했다. 학교별로 학예회를 통해 연극활동을 더 멋지게 하기 위한 청년들의 연구개발이 이어졌고, 마침내 1960년대 극단이 창단된다.

1970~1980년 까지 열악한 환경, 배고픈 연극인의 일상 속에 뭉쳤다가 해산되기를 거듭했던 극단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본의 영역을 동서양 고전, 지역 문학과 설화, 창작 희곡으로 확장시키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아리랑 정선’, ‘배비장전’, ‘안해’, ‘과꽃’, ‘달꽃만발’, ‘윤희순(여성독립운동가)’, ‘갈매기에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 등을 무대에 올렸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대학로 차없는 거리 시대, 민주화열풍과 문민정부의 탄생, 투명해진 사회시스템 등 과정을 경험한 젊은이들(지금의 5060세대)의 문화가 분출하면서 춘천 연극계도 보다 확장되며 대중과 가까워진다.

1989년에는 춘천마임축제가 창설되면서 특별한 장르의 메카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전국 연극제를 춘천에서 개최했고, 발전을 거듭하던 춘천 연극은 2020년대 들어 국제무대 수상 등 글로벌 족적을 남기고 있다.

춘천문화재단, 춘천연극 60년 아카이브展 오프라인 전시때 모습. 온라인 전시는 더욱 다채롭고 편리하다.


춘천문화재단이 ‘춘천 연극사 아카이브’ 온라인 콘텐츠를 4일 부터 춘천문화아카이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춘천 연극사 아카이브’는 아카이브연구소 문화이음이 2024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자료 수집과 DB정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온라인 콘텐츠는 춘천 연극 60년의 흐름을 시대별, 공연, 극단, 인물, 공간 등 다층적 구조로 큐레이팅해 구성됐다. 주요 공연 기록, 극단 활동, 원로예술인 구술채록 및 사진·포스터 등 다양한 기록물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이용자는 이를 통해 춘천 연극사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춘천문화재단은 2021년부터 지역 문화예술 자원에 대한 기록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 2023년부터는 예술 주제에 특화된 아카이브에 집중해 ‘춘천 미술 인물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번 춘천 연극사 아카이브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박종훈 춘천문화재단 이사장은 “지역 예술을 기록하고 디지털화하는 일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지역 예술의 정체성을 미래로 이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과거 예술가들의 활동을 현재의 자산으로 다시 조명하고, 축적된 기록이 새로운 창작과 연구로 확장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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