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카페가 대세…이제 해외서 따라 한다 [식탐]

SNS서 한국 크림커피·‘아아’ 확산
트렌디한 디저트와 공간 미학 주목


‘1인 1잔’ 한옥 카페(왼쪽)와 소금빵을 판매하는 ‘도토리 가든’ 카페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달고나커피를 시작으로 빙수와 한옥 카페까지. 한국의 카페 문화가 외국 방문객과 해외 매장에서 인기다.

주 배경은 한류다.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찾은 서울 강남구 성수동 카페 등 한류 스타들이 방문한 카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결정적 요인은 한국 카페가 가진 경쟁력이다. 카페 수가 많은 국내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제조력과 공간 미학을 끌어올렸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작년 1분기(1~3월) 전국 커피음료점은 9만 5337개에 달한다.

‘인스타그래머블’ 크림커피부터 ‘아아’까지


크림커피로 유명한 ‘카멜커피(왼쪽)’, 더현대서울 카멜커피 매장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육성연 기자


한국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커피 문화 [연합]


K-카페 문화가 세계에 이름을 알린 시작은 2020년 유행한 ‘달고나커피’였다. 글로벌 식음료 분석 기관 테이스트와이즈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도 달고나커피의 SNS 언급량은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단기 유행을 넘어 글로벌 커피 메뉴에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달고나커피처럼 크림을 풍성히 얹은 ‘크림커피’는 K-카페를 상징하는 메뉴다. 아인슈페너가 그 예이다. 미국의 음식 매체 이터는 2024년 10월 “한국의 음료 트렌드를 전 세계 카페가 모방하고 있다”며 “틱톡에서는 아인슈페너를 ‘한국식’ 메뉴로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인슈페너는 오스트리아의 따뜻한 커피지만, 매체가 말한 한국식 메뉴는 ‘아이스커피’를 말한다. 생크림 외에도 흑임자·쑥·보늬 밤·아몬드 등의 크림이 올려진다.

호주의 라이프스타일 매체 브로드시트는 작년 12월 “아인슈페너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지만, 이를 재해석한 한국식 크림커피가 해외에서 인기”라며 “호주에서도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크림커피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국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문화를 해외에 알린 메뉴다. AFP와 CNN 등 해외 주요 매체는 한국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글로벌 커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소개했다.

큐그레이더(커피감별사)인 정화용 엔터하츠 커피전문점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거나, 한국 카페처럼 화려한 비주얼 음료를 선보이는 곳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비주얼뿐 아니라 한국의 제조 기술도 인정받고 있다. 정화용 대표는 “한국인은 손재주가 좋아 커피 추출·로스팅·라테아트의 수준도 높다”며 “가장 큰 바리스타 대회인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과 월드 라테아트 챔피언십(WLAC)에서도 챔피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플·소금빵·빙수…트렌디한 디저트


외국인 방문객이 올린 ‘설빙’의 빙수 메뉴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카페의 또 다른 강점은 다채로운 디저트다. 케이크뿐 아니라 소금빵, 크로플, 수플레 팬케이크 같은 유행 베이커리부터 전통 간식인 약과, 붕어빵, 빙수까지 판매한다. 지난해 홍콩 매체 태를러아시아는 “한국 카페들이 글로벌 디저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빙수는 ‘K-디저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빙수 카페전문점 설빙은 미국과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도 경복궁역점, 압구정로데오점 등의 일부 매장은 외국인 비중이 20~25% 수준이다. 설빙 관계자는 “빙수라는 한국 디저트를 경험하는 동시에, 다양한 토핑 메뉴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인절미 설빙’이 인기 메뉴”라며 “최근에는 ‘두바이 초코설빙’ 등 트렌디한 메뉴를 맛보려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전통+힙’ 공간과 빠른 트렌드 대응력


미국 매체가 소개한 서울의 독특한 카페 공간 [테이스팅테이블 캡처]


독특하면서 세련된 카페 공간도 K-카페의 특징이다. 한옥이나 자연, 테마 개념을 접목해 독창적 공간으로 꾸민 곳이 많다. 미국의 음식 매체 테이스팅테이블은 2024년 “한국 카페는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진화했다”고 전했다. 외국인이 한국 카페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커피 맛에만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옥 스타일의 서울 종로구 ‘카페 어니언’은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방문 시 들려야 할 명소’로 손꼽힌다. ‘프릳츠커피’는 외국인에게 ‘한국적 빈티지’ 공간으로 입소문 났다.

트렌드 대응력도 빠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세계 최초로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처럼, 한국 카페가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는 빠르다. 특히 두바이 초콜릿 음료, 우베라테 등 유행 식품을 응용한 신메뉴가 자주 나온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메뉴도 새롭게 선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카페 붐은 단순한 한류 영향으로 볼 수 없다”며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특성과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쌓아온 경쟁력이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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