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양산부산대병원은 전문의 1명뿐…“고위험 분만 대응체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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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6월 4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열린 ‘붕괴된 출산인프라, 갈 곳 잃은 임산부, 절규하는 분만 의사들’ 기자회견 [뉴시스]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 중인 권역모자의료센터 상당수가 정작 산과 전문의를 확보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응급 분만과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를 맡아야 하는 핵심 의료기관 절반 이상이 정부가 정한 필수 인력 기준조차 채우지 못하면서 지역 분만 인프라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의 ‘중증·권역 모자의료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권역모자의료센터로 지정된 전국 상급종합병원 20곳 가운데 11곳이 산과 전문의 필수 기준인 4명을 충족하지 못했다.
비수도권 의료공백이 특히 심각했다. 충북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산과 전문의가 각각 1명에 그쳤고, 단국대병원과 인제대해운대백병원은 2명, 충남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은 3명 수준이었다.
수도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려대안암병원과 아주대병원, 가천대길병원은 산과 전문의가 각각 2명에 불과했고 고려대안산병원도 3명으로 기준에 미달했다. 제주대병원은 현재 센터 개소를 준비 중인 상태다.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정부가 지난해 기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확대 개편해 만든 제도다. 지역 내 고위험 임신·분만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응급 분만과 신생아 집중치료를 담당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정부는 지정 첫 해 설치비 10억원, 이후 연간 운영비 6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선정 기관은 이 예산을 활용해 전문의 당직체계를 운영하고 산모·신생아 통합진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문의 부족으로 사실상 정상 운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과는 대표적인 필수의료 기피 분야로 꼽힌다. 낮은 수가와 높은 의료사고 위험, 24시간 당직 부담 등이 겹치면서 전공의 지원 감소와 전문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충북 청주에서는 응급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한 산모가 장거리 이송 끝에 29주차 태아를 잃는 사건까지 발생하며 지역 분만체계 붕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의료계는 단순한 시설·장비 지원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보상체계와 사법 리스크 완화, 당직·대기 수당 현실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청주 사례를 언급하며 “신생아 중환자실과 미숙아 치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 국가가 책임 있게 점검해야 한다”며 “대기·당직 비용 보전과 사법 리스크 완화 없이 의료진 희생만으로 필수의료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