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풍에 7250억달러 쏟은 빅테크, 현금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말라붙었다

The Magnificent Seven of Big Tech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 알파벳, 메타플랫폼 등 미국의 4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인공지능 데이너센터 운영 기업)가 올해 1065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투자를 감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10년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Adobestock]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4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가 올해 인공지능(AI)에 7250억달러(약 1064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면서 이들 기업의 현금 흐름은 최근 10년여만에 최저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 등 4대 기업의 올해 3분기 합산 잉여현금흐름이 약 40억달러(약 5조9000억원)에 그칠 것이라 보도했다.

이는 6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이래 분기 평균(450억달러) 현금흐름의 10%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는 단순히 분기 현금흐름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상황이 아니다. 시장 분석업체 비지블 알파는 이 4개사의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201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저스틴 포스트 인터넷 업종 애널리스트는 “현재 빅테크 업계에서 진행 중인 자본지출(투자) 사이클은 역대 최대 규모”라며 “기업들은 이를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에 대한 투자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이 바짝 줄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채무상환이나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AI 경쟁에 뛰어드느라 투자에만 몰두해, 잉여현금흐름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은 기업에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가는 메타가 올 하반기 본격적인 ‘현금 소진’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MS는 최소 한 개 분기 이상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알파벳은 그나마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된다. 그러나 그 규모는 1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예측이다.

현금 동원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일들도 종종 발생한다. 알파벳은 2015년 주주환원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매년 이를 이어왔지만,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이를 중단했다. 메타도 2017년 이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던 것을 올해까지 이어와, 최장기간 자사주 매입 중단 기록을 썼다.

아마존은 올해 업계 최대 규모인 2000억달러(약 29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가 초기에는 자본지출이 매출 성장을 앞서겠지만 수년 뒤 투자 수익률이 매우 매력적일 것이라며 직접 투자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빅테크들이 AI 투자 부담을 축소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메타의 경우 수백억달러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특수목적법인(SPC)에 맡기면서 해당 사업을 자사 재무제표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기업이 실제로 안고 있는 리스크를 은폐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더 적은 규모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의 크리스천 로이즈 교수(회계학)는 FT에 “잉여현금흐름은 회계 규정상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기업이 산출 시 상당한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상당수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제 잉여현금흐름은 대외 발표 수치보다 더 나쁜 상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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