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청산 착수 11만명 추심 면해…장기연체채권 유동화회사 전수조사

금융위, 상록수 사원사 긴급회의 소집
새도약기금 대상 외 채권도 매각키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과도한 장기추심 문제를 공개 지적한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청산 절차를 밟는다. 약 11만명의 장기연체채무자가 추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 사원회사 9곳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들 9개사는 상록수 보유 대상채권을 빠른 시일 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매입 대상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 채권이다.

이들은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외 잔여 채권도 가능한 빨리 캠코에 매각해 카드사태 이후 장기간에 걸친 추심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상록수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사의 대량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된 이후 23년째 이어진 추심행위를 중단하는 것으로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청산으로 채권액 8450억원을 보유한 약 11만명이 장기 추심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상록수의 추심 행태를 지적한 데 따른 즉각적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꼬집었고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록수처럼 유동화회사 형태로 장기연체채권을 보유한 회사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연체자를 양산하는 금융권의 연체채권 관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2월 발표한 연체채권 관리절차 개선방안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보완·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엑스를 통해 “금융위가 국무회의 이후 신속하게 움직였지만 23년을 견뎌낸 분들께는 너무 늦었다”며 “앞으로 포용금융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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