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협정 맺고 유조선·가스선 운송로 확보
해운업계 “이란 통제권 공식화될 위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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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 인근 아라비아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이 포착됐다. [UPI]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이라크와 파키스탄이 자국의 유조선·가스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이란과 맺으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이 공식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라크가 이란과 합의를 거쳐 각각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두 척의 안전 통항을 보장받았고, 해당 선박들은 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는 이란과 협의해 자국 유조선의 추가 통항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라크 석유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라크는 이란의 긴밀한 우방국이며, 이라크 경제의 악화는 이란의 이라크 내 경제적 이익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며 향후 이란과 협의를 기반으로 석유 수출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키스탄도 이란과의 별도의 양자 협정을 맺었고, 이에 따라 카타르산 LNG를 실은 유조선 두 척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성사시켰다. 해당 선박들은 파키스탄으로 항해 중이다. 카타르는 이번 통항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LNG를 선적하기 전에 이를 미국에 통보했다. 이란 전쟁 발발 전 파키스탄은 1개월에 약 10척 분량의 LNG를 들여왔다. 파키스탄 정부는 냉방용 전력 생산을 위해 연료가 더 필요한 여름이 다가온다는 점을 감안, LNG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선박 통항을 위해 이라크나 파키스탄이 이란 정부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지불한 통행료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호르무즈 통항 전 이란과 협의를 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란과 협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례’가 늘어남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가 공식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MST 마키의 사울 카보닉 조사본부장은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과 기꺼이 거래하려는 정부가 늘어남에 따라, 이란이 더욱 영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는 발상이 정상화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해협 통과를 원하는 유조선에 목적지, 화물 내역, 소유관계 등 상세한 내역이 적힌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이란 군이 지정한 해상 경로만 이용하도록 강제하며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협 통항을 위해서는 선적 화물량에 따른 통행료를 내라는 요구도 했으나, 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