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분기 성장세 확대에도…중동전쟁 경기하방 위험 지속”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중동 리스크 부담
소비심리 꺾이고 석유류 물가 상승폭 확대
비상경제 대응체계 유지…물가 관리 강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우리 경제가 1분기 성장세 확대 등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재정경제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1분기 성장세가 큰 폭 확대되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


정부는 이번 달 ‘경기 회복 흐름’ 표현을 새로 담았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는 지난달의 판단을 대체로 유지했다.

정부는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소비 등 내수도 개선세를 이어왔으나 중동전쟁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둔화하고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민생 부담 증가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중동전쟁이 휴전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기 하방 위험이 지속되는 것으로 표현했다”면서 “1분기 성장세가 큰 폭 확대됐다는 표현은 상황 판단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회복세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표에서는 소비심리 둔화 조짐과 물가 상승 압력이 함께 확인됐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2로 전월보다 7.8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건 작년 4월(93.6) 이후 1년 만이다.

물가는 중동전쟁 여파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라 전월(2.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21.9% 급등하며 전월(9.9%) 대비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후행 지표 성격이 강한 고용에도 중동전쟁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20만6000명)보다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내수 심리 부진 영향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다만, 산업활동에서 중동전쟁 여파는 아직 제한적인 모습이다. 3월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서비스업 생산은 1.4% 늘었다. 반면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7.3% 감소했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정부는 4월 소매판매와 관련해 백화점 카드승인액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감소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소비 회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항공기 도입에 따라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5.2%)에서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4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8.0%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48.0% 늘어난 3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 과장은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미칠 영향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노사 간 협상을 통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외 여건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공급망 차질, 물가상승 압력 확대 및 성장세 둔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추경 신속 집행, 주요품목 수급관리 및 물가 등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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