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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의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광장에 걸린 ‘사자의 포효인가, 쥐의 삐걱거림인가?!’라고 쓰인 반(反) 이스라엘·미국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란에서는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해 신장 매매까지 횡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PA]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수년간의 경제 제재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이란에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저소득층이 신장 매매까지 감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부유층들이 많이 거주하는 테헤란 북부나 장기 이식이 가능한 하셰미네자드 병원 인근 길가에는 신장을 판다는 전단이 빼곡히 붙어있다. 대부분 손글씨로 쓴 전단으로, 혈액형과 연락처가 적혀있는 전단들이다.
이 중 실제로 공여자와 수혜자 ‘매칭’을 위해 이식 적합성 검사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해진다. 민간 장기기증 지원협회의 오미드 고바디 부이사장은 요미우리에 “친족이 아닌 신장 제공자는 보통 돈이 목적”이라며 “안타깝지만 그 이유는 생활고”라고 전했다.
신문은 실제 신장 매매 광고를 낸 이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36세의 전기기사인 레자 씨는 아버지의 빚에 보증을 섰다가 아버지가 파산하고, 본인도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되면서 생활고가 극심해졌다. 빚은 180억리알(약 1500만원)인데, 사회복지기금에서 매달 지급되는 1900만리알(약 1만600원)이 수입의 전부다. 이런 상황에 놓인 이들이 결국 눈을 돌리게 되는 곳이 신장 매매다. 민간 장기기증 지원협회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이들이 약 2만3000명이다.
이란은 수년간 경제가 악화되면서 살인적인 물가상승률과 기록적인 환율 등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68.9%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 현지 매체에서는 국민들의 하루 섭취 열량이 15년 사이에 30%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에 견디다 못해 올해 초 발발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그나마 경제난을 완화하기 위한 이란 정부의 조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란 정부는 대외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 규정했지만, 강경하게 시위를 진압한 이후 국민 여론이 다시 들끓지 않게 하기 위해 1인당 월 1000만리알(약 8000원)의 생활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이란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대외전과 국민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한 대내전 등 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민들이 다시 생활고를 못이겨 거리로 나오지 않도록 경제 상황을 안정시키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최근 필수품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수입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이란 정부가 두려워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탈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