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원전수출 일원화보다 시급한 세 시어머니 정리[세종백블]

기후부, 규제 포함 원전산업 전반…산업부, 원전 수출 컨트롤타워
한전·한수원, 원전관련 기후부·산업부·과기부 3개 부처 지시받아


바라카원전 1호기 전경 모습 [한국전력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된 원자력발전 수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로 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조직개편에 따라 3개 부처로 쪼개진 원전관련 업무의 일원화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이후 규제를 포함한 원전산업 전반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원전 수출은 산업통상부, 원전 기술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담당하고 있다.

원전 수출 정책은 산업부에 남았지만 수출의 근간이 되는 원전 건설·운영 등 국내 산업 정책은 기후부로 이관된 것이다. 산업부는 원전 산업의 중심축 역할에서 밀려났지만 통상과 결합해 수출 전담 부처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과 한수원은 원전관련업무를 기후부, 산업부, 과기부 등 3개 부처의 지시를 따라야한다. 기존에는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진두지휘를 받아왔다. 조직개편으로 이들은 기후부까지 부처 셋을 시어머니로 모시는 기형적 구조에 놓이게된 셈이다. 세 시어머니 중 인사권한은 기후부 장관이 갖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산업부는 지난 14일 주도적으로 협상의 틀을 짜고 원전 수출 기업에 대한 감독권도 확보해 수출 전반을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한전·한수원으로 이원화돼 있던 원전 수출 체계를 일단 한전으로 일원화한 뒤 연내 수출 총괄 기관을 신설·지정하기로 했다.

그간 한국전력, 한수원 등 개별 기업에 맡겼던 원전 수출 방식을 버리고 산업부가 주도적으로 협상의 큰 틀을 짜고 리스크와 경제성을 검토하는 등 원전 수출 기획·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원전 수출을 포함하겠다는 산업부의 의지가 이재명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국내 원전 운영 역량 없이는 해외 수출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국 기후부로 원전 산업의 중심축이 있는 상황에서 산업부 주도의 수출 전략이 가능하겠냐는 것이 관가와 업계의 반응이다. 현재 산업부 원전수출조직은 통상교섭본부장 소속이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안에선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원전 조기 폐쇄를 추진하면서 해외에선 원전 수출 세일즈를 벌였던 문재인 정권 때도 원전 건설·운영과 수출은 산업부로 통합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재명 정부에서 원전 업무를 분리해놓고 수출기관 일원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 한수원 입장에서는 여전히 시어머니가 셋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원전업무 분리로 국제기구 참석 주관부처를 놓고도 산업부와 기후부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해당부처의 전언이다. 예를들어 각국 원자력 장관이 참석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청(NEA)국제회의에 우리나라 대표는 어느 부처인가도 민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제3차 원자력 장관회의를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윌리엄 매그우드(Magwood) NEA 사무총장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원자력 장관 회의는 신규 원전의 적기 건설을 위한 로드맵을 논의하는 자리다. 초대 의장국은 원전 강국인 프랑스, 2회는 탈원전에서 원전으로 회귀한 스웨덴이었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원자력국제기구 총회 뿐만 아니라 국제에너지기구 주요 회의에 어느 부처가 수석대표가 되는 것을 놓고도 민감한 상황”이라며 “한전,한수원간의 수출 일원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흩어진 에너지업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백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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