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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수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우지 유탕으로 만든 ‘삼양 1963’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
삼양식품의 ‘불닭 신화’를 이끈 김정수 부회장이 삼양식품 회장에 오른다. 해외 사업 확대와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18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결의됐다. 취임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김 부회장의 승진은 2021년 12월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오른 이후 약 5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승진이 글로벌 사업 성장세에 대응한 리더십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삼양식품의 글로벌 경영 체제 전환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 개발을 주도하며 삼양식품을 K-푸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길러냈다. 부회장 취임 당시 2021년 642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5년 2조3517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상승했다.
해외 매출 비중도 80% 수준으로 높아졌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미국, 중국, 유럽 등 100여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지난해 누적 매출 6조2000억원, 판매량 90억개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라면을 넘어 소스·스낵·간편식 등으로 불닭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과 지난해 밀양에 수출용 공장을 두 곳 지었고, 내년엔 중국 자싱에도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글로벌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지역별 연락사무소 등 추가 설립도 검토 중이다.
부회장 재임 기간 추진해 온 수익성 중심의 밸류업 전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한다. 김 부회장은 2021년부터 ESG위원장을 맡아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의 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MSCI 지수에 편입됐다. 밸류업 우수기업에도 선정됐다.
그는 또 한국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민간 경제외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4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에 잇따라 합류했다. 올해 ‘한국이미지상’과 여성 경영인 최초로 한국경영학회 선정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승진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이자,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의 아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삼양식품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1998년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서울예고를 나온 그는 섬세한 미각과 디자인·마케팅 능력으로 하얀국물 라면 열풍 주역 ‘나가사끼 짬뽕’과 ‘맛있는 라면’ 등 연달아 히트작을 냈다. 불닭볶음면은 2011년 명동에서 매운 찜닭 식당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1년간 매운 소스 2톤, 닭 1200마리를 투입하며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지난 15일 사내 게시글을 통해 “식품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일”이라며 “식품에서 헬스케어와 웰니스로,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