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싫다더니 여기로 ‘우르르’…폭음 사라진 대학축제, 현장은? [르포]

건강·취업 중시 분위기에 음주문화도 달라져
소주·맥주 출고 감소…호프집도 갈수록 줄어
주류업계, 저도주·해외시장서 돌파구 모색 중


지난 18일 오후 6시께 찾은 서울시립대 푸드마켓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축제가) 1년에 두 번인데 오늘은 마셔야죠.”

지난 18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대동제.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캠퍼스 내 푸드마켓 존에 설치된 주류 판매 부스로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노점이 문을 여는 6시 직전에는 대기 줄도 만들어졌다. “화학과 주점 오세요”, “맛있는 음식 많습니다” 등 소소한 호객행위도 볼 수 있었다.

대학 축제에서 흔히 보이던 폭음 문화는 없었다. 가볍게 맥주 한 캔을 마시거나 아예 술을 찾지 않는 학생도 많았다. 이현서(24) 씨는 “요즘 축제는 공연이나 체험 콘텐츠가 다양해 굳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재밌다”고 했다. 배현진(25) 씨도 “4학년이 되면서 취업 준비에 신경을 쓰니 자연스럽게 음주가 줄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술 소비가 줄어든 배경에는 달라진 음주 문화 외에도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2019년부터는 정부가 주세법을 강화하면서 대학 내 주류 판매가 어려워졌다. 현행 주세법상 면허를 가진 영업자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축제 현장에서 외부 업체가 별도 부스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도 저도주·무알코올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

서울시립대 대동제로 내부에 설치된 주류 판매점에 술을 사기 위한 줄이 만들어졌다. 박연수 기자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81만57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맥주 출하량은 3% 줄어든 163만7210㎘였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간이주점 및 호프주점 매장 수도 전년 동월 대비 9.7% 감소한 2만8443곳으로 집계됐다.

주류업계도 달라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진로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롯데칠성도 지난 1월 새로의 도수를 15.7도로 낮췄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6.8% 성장한 하이트진로는 연내 베트남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 수출 물량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내수 시장의 한계와 젊은 세대 중심의 건강 중시 문화 확산으로 주류 소비 감소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류업계가 K-콘텐츠와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 주점에서 일부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경영대 주점 첫 손님인 박승우(25) 씨는 “축제 같이 특별한 날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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