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 미국 의류기업 에벌레인 1억달러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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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패스트패션업체 ‘쉬인’의 홈페이지 화면[AP=연합]

중국계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Shein)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 의류 브랜드 에벌레인(Everlane)을 약 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친환경·윤리 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평가받던 에벌레인이 초저가 패스트패션 기업에 매각되면서 글로벌 의류업계의 소비 트렌드 변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9일(현지시간) 쉬인이 사모펀드 L캐터턴(L Catterton)으로부터 에벌레인을 약 1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17일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는 에벌레인이 2010년대 최고 전성기 당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 약 6억달러 대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에벌레인은 스웨터, 슬랙스, 라운지웨어 등 기본 의류를 온라인 직판 방식으로 판매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생산 원가 공개와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을 앞세워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성장세가 둔화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 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여기에 온라인 의류업체 간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경영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쉬인은 초저가 대량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다만 과잉생산과 탄소배출, 노동환경 문제 등으로 환경단체와 노동권 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인수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 강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쉬인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쉬인은 지난해 다른 패션 브랜드들에도 중국 내 자사 생산 네트워크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미국 내 의류 판매가 타격을 받자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쉬인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Temu)와의 경쟁에도 직면해 있다. 테무는 수영복과 반려동물 용품 등 각종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며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포브스는 쉬인이 2024년 구조조정 필요성으로 인해 2,500만달러 규모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샌프란시스코 기반 의류업체 올버즈(Allbirds)는 지난달 운동화 사업 중심 전략에서 인공지능(AI) 칩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쉬인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에벌레인 측도 계약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LA타임스는 에벌레인 보통주 주주들은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선주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현금 또는 쉬인 지분 지급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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