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부터 김환기까지…‘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전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피카소·브라크 등 43명 작품 91점 전시
‘KOREA FOCUS’ 특별 섹션…한국 미술 소개


파블로 피카소 ‘여인의 흉상’. [한화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스페인 소도시 말라가에서 태어난 파블로 피카소는 1904년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 낡은 방을 얻어 작업실로 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프랑스 출신 화가 조르주 브라크와 만난 그는 사물을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새로운 시각 언어를 발전시킨다. 20세기 초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바꾼 ‘입체주의(큐비즘)’의 출발점이었다.

한화문화재단이 파리 퐁피두센터와 손잡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퐁피두센터 한화’는 첫 번째 전시로 ‘큐비즘’을 선택했다. 내달 4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되는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은 큐비즘이 태동한 1907년께부터 1920년대까지의 전개 과정을 조망한다. 퐁피두센터 소장품 중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로베르 들로네 등 큐비즘 작가 43명의 작품 91점을 선보인다.

개관전을 기획한 크리스티앙 브리앙 퐁피두센터 근대 컬렉션 총괄 큐레이터는 최근 퐁피두센터 한화 기자간담회에서 “퐁피두센터는 매우 뛰어나고 비범한 입체주의 작품들을 풍부하게 소장하고 있어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첫 전시로 큐비즘을 선택했다”며 “큐비즘은 20세기에 전개된 모든 미술 발전을 파악하는 데 필수 양식”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초기 실험부터 색채와 리듬을 중심으로 한 오르픽 큐비즘, 대중 전시와 이론을 통해 확산된 살롱 큐비즘, 전쟁 이후 변화한 큐비즘까지 다양한 흐름을 8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큐비즘이 단순히 형태를 해체한 미술 사조가 아니라, 근대 이후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킨 시각적 혁명이었음을 보여준다.

‘퐁피두’라는 이름에 걸맞게 피카소의 ‘여인의 흉상’, ‘기타 연주자’, 브라크의 ‘레스타크의 고가교’, 레제의 ‘결혼식’, 들로네의 ‘파리의 도시’, 그리스의 ‘아침 식사’ 등 파리에서 볼 수 있던 큐비즘의 대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반가움을 안긴다. 또한 소니아 들로네, 나탈리아 곤차로바, 알베르 글레이즈, 장 메챙제 등 국내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발견할 수 있다.

조르주 브라크 ‘레스타크의 고가교’. [한화문화재단 제공]


아울러 특별 섹션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 모던 아방가르드를 향한 꿈의 지도’도 함께 마련됐다. 20세기 초반 활동했던 이상, 박태원 등을 중심으로 큐비스트적 감각을 탐구하며 한국 근대 예술 형성 과정에서 파리가 지녔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어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수억 등 근현대 작가 11인의 작품 21점을 통해 서구 아방가르드가 한국적 감각으로 새롭게 번역된 과정을 보여준다.

한편 한화문화재단은 퐁피두센터와 4년간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서울 여의도에 퐁피두센터 한화를 개관한다. 이 기간 퐁피두센터 한화는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바실리 칸딘스키, 콘스탄틴 브랑쿠시 등 주요 작가와 초현실주의, 여성추상미술, 코딩 더 월드(디지털 미학)까지 현대 미술의 기원을 돌아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미술관은 해외 작품을 국내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 외에 한국 작가들의 전시도 다양하게 기획할 계획이다.

임근혜 퐁피두센터 한화 전시총괄 디렉터는 “이번 전시의 ‘코리아 포커스’는 한국 미술을 글로벌 예술과 대등하게 위치시키려는 노력의 첫 사례”라며 “개관전은 퐁피두의 임팩트를 최대화하기 위해 1전시실과 2전시실에서 함께 전시를 하지만, 앞으로는 1전시실과 2전시실을 분리해 2전시실에서는 한화문화재단의 자체적 전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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