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아파트<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에 18곳 몰려”…설계사 경쟁 치열

올해 정비사업 규모 77조 ‘역대급’
송파·목동 등 설계시장 최대 2조
하이엔드·상징성 앞세워 설계비 급등



#. 6000세대가 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의 재건축 설계사 입찰에는 18개 업체가 참여했다. 일반적으로는 4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 토지 등 소유자 과반이 출석한 총회에서 출석자 과반의 득표를 받아야 설계사로 선정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몰리면서 과반 득표 업체 자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 지난 9일 설계사 선정이 마무리된 목동1~14단지 재건축 사업에서는 최소 1400억원 규모의 수주전이 벌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단지에 따라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설계권을 따내기 위해 설계사 간 컨소시엄이 구성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목동2단지는 디에이·삼하건축 컨소시엄, 목동5단지는 ANU·삼우건축 컨소시엄이 각각 설계권을 확보했다.

올해 정비사업 규모가 역대 최대인 77조원까지 커지면서 설계사 시장에도 ‘큰 장’이 열렸다. 하반기에는 송파구 등 주요 핵심지에서 재건축 대어 단지들이 설계사 선정에 나서는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과 관련한 설계시장 규모는 최대 2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설계비는 공사비의 2~3% 수준으로 책정된다. 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가격 등을 제시하면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설계사를 최종 선정한다.

설계 분야는 공사 계약과 달리 원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디자인과 창의성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자인 설계는 창작의 영역인 만큼 원가를 논하기가 어렵다”면서 “업계 내 마지노선은 존재하지만, 공사비 대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 정비사업 설계권을 따낼수록 업계내 인지도, 상징성이 커지는 만큼 설계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는 수백억원까지 설계비가 예상되면서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과거엔 건설사 브랜드, 시공 능력이 수주 경쟁의 핵심으로 꼽혔다면 최근에는 하이엔드 설계 경험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한 대형 설계사 관계자는 “최근 정비계획 수립 후 설계,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설계 경쟁 또한 더욱 격렬해졌다”면서 “1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수주전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 용역비 또한 평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송파구 올림픽3대장(아시아선수촌, 올림픽훼밀리타운, 올림픽선수기자촌)은 물론 내년에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장들이 설계사 선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의 연령대나 수요에 맞는 특화설계는 사실상 필수이며 설계시장 자체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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