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학 열사 누나 문미영씨 “경악 금치 못해”
“정용진 회장 법적, 도의적 책임지고 물러나야”
“불행 같이 아파하는 게 인간적 도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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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화운동 46주기를 맞이한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이 개관한 가운데 노벨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의 온다’의 주인공의 실제인물 문재학 열사와 그의 벗 안종필열사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장소에 팻말이 놓여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누나가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에 대해 “‘탱크’라는 용어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문 열사의 누나 문미영씨는 21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80년 5월에 전두환 신군부가 군화발로 얼마나 많은 광주시민과 학생들을 무참하게 학살했냐”라며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제 동생도 마지막까지, 최후까지 항쟁하다 5월 27일 새벽에 계엄군의 총탄에 사망을 했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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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당시 자료 사진. [연합] |
문 씨는 “12월 3일 비상계엄 때도 5·18이 떠올라서 정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라며 “그런데 대한민국 유수의 대기업이 국가적 비극인 5·18을 희화화하고,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피맺힌 역사를 조롱하고, 광주 시민과 국민을 조롱한 것에 대해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나는 것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누가, 이 시기에 이런 저급한 발상을 했는 지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과거에도 적절치 못한 말로 언론의 도마에 오르내리지 않았느냐”라며 “이번 사태가 실무 직원의 단순한 일탈이라고 보지 않는다.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과 정책 집행에 최고경영자인 정 회장의 저급한 역사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문 씨는 “직원 몇 명 꼬리 자르기로 이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며 “민주주의의 피맺힌 역사를 조롱한 것에 대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정 회장이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과 경영 마인드를 가진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서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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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탱크데이’ 프로모션 이미지 [스타벅스 홈페이지] |
정치권에서 5·18 폄훼와 왜곡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4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해마다 5월이 오면 우리 유가족들은 한 맺힌 그리움과 먹먹함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라며 “그런데 자칭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아직도 저희들과 5월 광주는 유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의 불행과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같이 아파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 아니냐”며 “오직 자신들의 영달과 권력에 취해서 좌우로 편가르기 하면서 국가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는데, 본질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행태에 대해선 독일처럼 철저하게 처벌하는 법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씨는 “우리 사회도 갈등과 분열이 아닌, 아픔을 함께 나누고 배려하고 상호 존중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하루 빨리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단테·탱크·나수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며,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엄수된 당일에 시작한 이 행사는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SCK컴퍼니)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전날 사과문을 내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나 광주 시민사회 등에선 과거 정 회장의 ‘멸공’ 행보를 들며 정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