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최종단계”…‘핵 합의’ 두고 트럼프·네타냐후 충돌

미·이스라엘 입장차…전쟁 출구전략 안갯속
트럼프 “이란, 핵무기 갖지 못하게 할것” 강조
협상 지속…‘강경론’ 네타냐후와 핵 두고 이견
미 “핵무기만 막자” vs 이 “핵능력 전면 제거”
이란 “종전안 검토, 자산동결·봉쇄 중단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코네티컷주 뉴런던에서 열린 미국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졸업식에서 연단에 오르며 손을 흔드는 모습.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최종협상 단계라 발언한 가운데, 이란과의 핵 협상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간 입장 차가 뚜렷해 전쟁 출구 전략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겠다는 현실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핵 개발 능력을 전면 제거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불완전하다는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해안경비대 사관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우리는 올바른 답을 받아야 한다”며 “그것은 완전하고 100% 좋은 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며 “이란의 모든 게 끝났다. 그들의 해군은 끝났다. 그들의 공군도 끝났다”며 “유일한 질문은 우리가 가서 끝을 낼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문서에 서명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이 다시 공격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또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이란의 핵 무기 포기임을 강조했다.

이란도 이날 미국의 새로운 종전안을 전달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측의 제안을 전달받았으며, 현재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의 선결 과제로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미국 측의 해상 봉쇄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리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관련 문제, 해적 행위 관련 사안, 그리고 이란의 해운을 겨냥한 방해 행위들은 모두 처음부터 명확히 밝혀온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여러 차례 제안을 주고 받으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안 도출로 전쟁이 막을 내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원천 제거’해야 하고, 공격을 재개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 고집하는 이스라엘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두 정상이 이날 저녁 전화 통화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과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 개발 중단과 연내 공격 자제를 약속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이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이란 정권 자체를 신뢰할 수 없으며, 제한적·기한부 합의는 결국 이란이 핵 개발을 할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주장에도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우라늄 농축 기술은 원전 연료 생산에도 사용되지만, 농축 수준을 높이면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단순한 사찰이나 농축 제한만으로는 이란의 핵 야망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고, 핵 시설 해체와 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 수준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모든 농축 우라늄이 해외로 반출되고 관련 시설이 해체되는 수준이라면 이스라엘 입장에서 좋은 합의”라며 “하지만 나쁜 합의라면 아스라엘은 이행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면 이란과의 외교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란이 최소 20년간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지하고, 보유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등의 조건을 받아들이면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WSJ은 이번 통화가 전쟁 종식을 바라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 차이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반전 여론과 경제 부담 등을 고려해 조기 종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휴전 이전 수준 이상의 군사 작전을 재개해 이란 정권의 군사 역량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동 지역 당국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일 또는 수주 내 이란의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해 협상을 끌어내려는 전략이다.

이스라엘 역시 공격 재개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공습에 필요한 미군 병력과 장비도 여전히 이스라엘에 배치돼 있으며 벤구리온 국제공항과 남부 공군기지에는 수십 대의 미국 공중급유기가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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