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거위 배 가르자는 게 아니다”…초과이익 공유론 해명

“삼성 OPI도 이익공유 방식”…원·하청 동반성장 논의 제안
“기업 팔목 비트는 것 아냐” 반박에도 노동부 토론회는 연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논란이 된 사회연대임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마이TV 캡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제기한 ‘초과이익 사회적 공유’ 논란에 대해 “거위의 배를 갈라 나눠 먹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거위를 함께 만들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기업 이익을 강제로 재분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원·하청 간 격차를 줄이고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29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된 사회연대임금 구상과 관련해 “초과이익을 공유하자고 하니까 공산주의 이야기까지 나오더라”며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자체가 이미 이익 공유 방식인데 왜 공산주의냐”고 반문했다. 이어 “문제는 그 이익 공유가 원청 정규직에게만 머무는 것이 옳은가 하는 점”이라며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길은 없는지 사회적으로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반기업적 발상’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김 장관은 “사회적 대화는 정부가 기업 팔목을 비틀어 이익을 나누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청과 협력업체,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여 새로운 규칙을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극화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협력업체 경쟁력이 곧 원청 경쟁력이다. 소부장 산업을 떼어놓고 반도체 경쟁력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처럼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김 장관이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달 1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긴급 시론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당시 김 장관은 “초과이윤은 세금을 빼고 기업 내에 남은 이윤”이라고 설명했고, 이후 경영계에서는 “세금을 통한 재정 재분배를 넘어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에까지 정부가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장관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부에서는 정부가 대기업의 이윤을 뺏어 나눠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도 있지만 이는 정부의 문제의식과 사회적 대화의 본질을 오역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동부 역시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가 대기업 이익 배분을 강요한다는 건 정부가 제안한 사회적 대화의 목적·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노동부는 전날 오후 “각계의 보다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최 일정 등을 다시 조율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토론회를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이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기본 토대인 시장경제 질서와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위험천만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경쟁국들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 최첨단 산업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위한 금융·세제·재정 지원에 올인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철 지난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거위의 배를 가르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향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론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터놓고 논의해 봐야 할 문제라고 노동장관이 언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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