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오만만 피격’에 대응 주장…실제론 파나마 선적
미-이란 종전MOU 진통 속 카타르 물밑 중재…이무교적 해법 모색
개전 후 이란이 타격한 미군시설 20곳 달해…BBC 위성사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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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성조기와 이란 국기.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이 걸프 해역을 항해하던 화물선에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중동 해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는 가운데 카타르가 물밑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만만에서 발생한 화물선 피격 사건이 자신들의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오만만에서 이란 선박 ‘라이언 스타’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미국·이스라엘 선박인 MSC 사리스카에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지난 1일 이라크 움카스르항 남동쪽 약 40마일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화물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돼 폭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격 주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혁명수비대가 이번에 직접 배후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공격 대상에 대한 이란의 설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MSC 사리스카는 스위스 해운사 MSC가 운영하는 파나마 선적 컨테이너선으로, 이란이 주장한 미국 또는 이스라엘 국적 선박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혁명수비대가 언급한 미국의 선박 공격은 지난달 30일 오만만에서 발생한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항구를 향해 항해하던 감비아 국적 상선이 해상 봉쇄 조치를 위반했다며 20차례 이상 경고한 뒤 미사일로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교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
카타르 외무부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지역 정세와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
카타르는 모든 당사자가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재 노력에 건설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포괄적 합의 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동 외교가에서는 카타르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사실상 핵심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란의 군사적 반격 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영국 BBC는 위성사진과 영상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이란이 개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요르단, 바레인, 오만 등 중동 8개국 내 미군 시설을 공격해 피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BBC는 확인된 피해 시설이 최소 20곳에 달하며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최대 28개 시설이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피해를 입은 자산에는 UAE 알 루와이스 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의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쿠웨이트 내 연료 저장시설과 위성통신 장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미군 공습으로 이란 군사력이 사실상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BBC 분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 역시 중동 전역의 미군 자산을 상대로 상당한 수준의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방부는 작전상 보안 문제를 이유로 BBC의 분석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측이 종전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