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이천포럼 통합
SK 회장, 엔비디아·TSMC 수장 연쇄 회동하며 동맹 공고화
레벨업 된 엔비디아와의 AI 협력 구현 방안 논의 전망
리밸런싱 마무리 수순…‘AI 확장’으로 포커스 쏠려
첨단 반도체 수요 폭발에 핵심 자산 가치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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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멤버스 데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의 연쇄 회동을 마치고, 그룹의 핵심 경영 플랫폼을 합친 ‘뉴 이천포럼’에서 인공지능(AI) 중심의 새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고강도로 추진해온 리밸런싱(사업 재편)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향후 경영 전략 기조의 변화도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뉴 이천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매년 6월에 열리던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와 8월에 개최되던 그룹 최대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을 전격 통합해 위상을 격상시킨 자리다. 2017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돼 올해로 10회째인 이천포럼은 세계적 석학과 전문가들이 혁신 기술과 미래 사업 방향을 토론해온 ‘SK판 다보스포럼’이다.
SK가 두 개의 굵직한 그룹 행사를 통합해 개최하는 것은 글로벌 AI 전쟁에서 속도전이 그만큼 중요하단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분산됐던 논의의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실행력을 극대화하겠단 취지다. SK그룹은 앞으로 매년 6월 뉴 이천포럼 개최를 정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포럼의 핵심 화두는 단연 AI 가속화다. 회사 관계자는 “AI와 AX(인공지능 전환)가 포럼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며 “기존 이천포럼의 전통을 살려 멤버사의 크고 작은 조직들이 SK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선경경영관리체계)를 기반으로 개선 방향과 시너지 창출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최 회장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들과 직접 스킨십을 강화한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회사 안팎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남다르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등 AI·반도체 업계 거물들과 연이어 만나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협력을 도모했다. 특히 최근 방한한 황 CEO와는 컴퓨텍스에서 두번이나 별도로 만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5일 삼겹살 만찬, 7일 ‘치맥’ 회동에 이어 8일에는 함께 AI 인프라 협력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야말로 ‘폭풍 스킨십’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7일 저녁 서울 강남에서 이어진 ‘2차 깐부 회동’에서 황 CEO는 대중들 앞에서 직접 “More HBM!(더 많은 HBM을!)”이라고 외치며 SK하이닉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공식화했다.
최 회장의 글로벌 AI 행보는 일본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오는 9~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31회 닛케이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일본 측과의 AI 협력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최 회장이 AI 밸류체인과 관련해 ‘AI 토털 솔루션’을 강조하며 전방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 만큼, 이번 포럼에서도 이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계열사 간 시너지 방안이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가 이번 뉴 이천포럼을 기점으로 경영 전략 기조를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몇년간 SK그룹은 방대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AI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하기 위한 리밸런싱 작업에 몰두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 작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며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어, 압도적인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 축소와는 결이 다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기조 변화는 그룹의 자산 유동화 및 매각 과정에서도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SK그룹과 두산그룹 간에 진행 중인 SK실트론 매각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 꼽힌다. 당초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매각이 추진됐는데, 최근 글로벌 AI 가속화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핵심 소재인 반도체 웨이퍼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달라졌다. 이에 그룹 내 AI 반도체 밸류체인 중요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만큼,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며 매각이나 협상 전략에 신중을 기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