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선의 아닌 결과로 재검토해야”

“유통환경 변화 반영 필요…온라인만 키운 측면”
“전통시장·골목상권 육성 대립 아냐·지원 병행”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5월 초청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유통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전반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온라인 유통 급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 속에서 기존 규제가 전통시장 보호 효과보다 플랫폼 기업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문제의식도 내비쳤다.

박 부위원장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와 관련 “정책의 성과는 선의가 아니라 결과가 말한다”며 “10여년 전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만든 규제를 오늘의 소비 여건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먼저 최근 “대형마트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려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부위원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도입 당시 선의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화와 소비자 행동 방식의 진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맞벌이 가구의 경우 주말이 사실상 유일한 장보기 시간인데,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소비가 전통시장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마트에는 주말 영업 제한이 적용되는 반면 새벽배송 플랫폼에는 별도 규제가 없는 점도 지적했다. 새벽배송 플랫폼의 경우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휴업하는 구조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규제가 전통시장을 살리기보다 온라인 플랫폼과 새벽배송 업체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박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전통시장·골목상권 육성은 대립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규제 유지나 철폐가 아니라 현실에 맞는 규제 합리화와 실질적인 상생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어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결제 시스템 개선, 지역상품 연계 마케팅, 공동행사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변화한 소비 흐름에 맞춰 지역상권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책임 있게 따져보겠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손질하고 필요한 지원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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