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EU 가입 협상 첫발…“역사적 이정표”

후보국 된 지 4년만에 논의 착수…헝가리 정권 교체에 물꼬 트여
6개 분야·35개 협상 챕터 논의 거쳐야…가입까지는 장기 과제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속에 우크라이나 국기와 유럽 국기가 계양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5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가입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EU는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27개 회원국 외무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가입 협상 첫 클러스터(단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첫 단계에서는 법치주의, 사법 개혁, 공공행정 기준 등 EU 가입의 토대가 되는 핵심 제도들이 다뤄진다.

회의에 참석한 타라스 카츠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우리에게 이는 진정한 ‘루비콘강’을 건너는 순간이자 역사적 이정표”라며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는 EU 가입을 국가적 꿈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국가 안보를 보장하고 장기적인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EU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이를 핵심 외교 목표로 추진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역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우려하던 이웃 국가 몰도바와 함께 EU 가입을 신청했다. 두 나라는 같은 해 6월 EU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EU는 2024년 6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를 상대로 가입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었지만,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가 이끌던 헝가리의 반대로 실질적인 협상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은 지난 4월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16년 만에 실각하며 트였다.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던 우크라이나 내 헝가리계 소수민족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합의를 젤렌스키 총리와 타결 지으며, 우크라이나는 2년간 진도를 내지 못하던 EU 가입 협상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속성 가입 절차를 통해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바람과는 달리 EU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규범을 EU 기준에 맞추기 위한 방대하고, 까다로운 개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EU 가입 후보국은 법치, 안보, 환경, 농업 등 6개의 주제별 클러스터(묶음)로 나눠진 35개의 협상 챕터를 EU와 협의해야 한다.

또한, EU 기존 회원국 27개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추진력을 얻고 있는 동시에, 번영하고 확고한 EU 내부의 국가로 나아가는 길도 구축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개혁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한편, EU는 이날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몰도바와의 가입 협상 첫 단계도 함께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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