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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식 산림청장. |
매년 6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사막화 및 가뭄 방지의 날’이다. 1994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채택된 날을 기념해 제정된 이 날은, 전 세계가 사막화와 토지황폐화, 가뭄의 심각성을 함께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다짐하는 날이다. 올해의 주제는 “Rangeland; Recognize, Respect, Restore.(목초지: 인식하고, 존중하고, 복원하라)”로, 기후위기 시대에 건강한 땅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절박한 과제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약 5천5백만명이 가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오는 2050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75%가 가뭄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전 세계 약 32억명의 인구가 사막화의 영향권에 놓여 있으며, 매년 전세계 GDP의 10%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사막화와 가뭄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황사와 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려지고, 마스크 없이 외출하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곤 한다. 이는 중국과 몽골 등의 토지가 사막화되면서 메마른 표토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웃 나라의 사막화가 황사와 미세먼지로 이미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사막화는 단순히 사막이 확대되는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 기반인 토지가 점차 생산성을 잃어가는 ‘황폐화 과정’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방목,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 패턴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토지 황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식량 생산 감소, 생물다양성 훼손, 빈곤 심화와 기후위기 악화, 건강과 질병 발생으로 이어지며, 결국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절박한 지구적 과제인 사막화와 가뭄 방지에 있어 산림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산림은 단순히 나무가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다. 토양을 붙잡고, 물을 저장하며, 대기 중 수분 순환을 통해 다시 비를 내리게 하는 ‘거대한 생태계의 허브’다. 산림이 건강할수록 땅은 물을 오래 품고, 하천은 안정적으로 흐르며, 지역사회는 가뭄과 폭염에 맞설 회복력을 갖추게 된다. 기후위기 시대에 산림이 중요한 이유는 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건강한 물 순환 체계를 되살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식민지, 전쟁 등으로 황폐된 산림을 성공적으로 복원해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으며 배움의 모델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사막화와 가뭄 방지를 위하여 산림청은 황폐지 복원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국제산림협력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몽골·타지키스탄 등 사막화의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과 협력하여 과학적으로 묘목을 키우고, 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유엔사막화방지협약과 손잡고 전 세계 국가들이 토지황폐화중립 목표를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 유엔환경계획(UNEP),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연대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토지를 살리고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막화와 가뭄 방지는 정부의 힘만으로, 혹은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업과 시민사회, 그리고 지구촌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깊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몽골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유한킴벌리, 대한항공, 이마트, 기업은행, 아태포럼 등 민간이 참여하여 사막화 방지에 애쓴 결과, 국제사회에 민관협력 산림모델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더 긴밀한 연대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일상에서 물을 아끼고 나무를 심는 작은 실천부터, 나아가 토지를 건강하게 이용하려는 사회적 노력들이 하나로 모일 때 비로소 지구를 살리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세계 사막화 및 가뭄 방지의 날을 맞아,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토지와 물, 그리고 숲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오늘 우리가 심는 나무 한 그루와 정성껏 가꾸는 숲은 다음 세대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다. 이에 산림청은 앞으로도 나무를 심고 가꾸어 숲과 지구의 생명을 되살리는 일에 깊은 책임감을 갖고 나아갈 것이다. 지구를 푸르게 가꾸는 이 위대한 여정에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