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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의 한 남성이 세상을 떠난 약혼녀의 등신대를 두고 영혼 결혼식을 진행한 모습.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말레이시아의 한 남성이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약혼녀를 등신대와 함께 ‘영혼 결혼식’을 올린 사연이 전해져 주변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페낭주 버터워스에 거주하는 존은 지난달 28일 웨딩드레스 모습의 약혼녀 사키라 소의 실물 크기 등신대를 들고 결혼식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당초 오는 11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가 닷새 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존은 가족과 지인들을 다시 초청해 영혼 결혼식을 치르기로 결심했다.
영혼 결혼식은 중국 문화권에서 결혼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이뤄지는데, 사별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애도 행위로 부부가 영적인 세계에서 다시 연을 맺는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전통 풍습이다.
존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하는 사키라가 며칠 전 평온하게 떠났다. 결혼식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됐지만, 서로의 바람과 약속을 이루기 위해 우리만의 결혼식을 열기로 했다”며 “우리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과 청첩을 받으신 모든 분들이 참석하셔서 예식을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새 청첩장을 공개했다.
그는 “이별로 인해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이 운명은 영원한 축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름답고 강인했던 그녀는 모두에게 기억되고 축복받을 자격이 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의 특별한 결혼은 보통의 결혼식과 다를 바 없었다. 식장은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졌고, 하객들은 신랑을 축복하기 위해 자리를 채웠다. 존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의 등신대를 품에 안은 채 버진로드를 걸었고, 하객들은 박수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예식 중에는 전통 차례와 기도 의식이 거행됐고, 존은 약혼녀의 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고인을 추모한 뒤 케이크 커팅과 기념 촬영을 하며 식을 마무리했다.
생전 인터넷 방송인(BJ)으로 활동했던 소를 떠나보낸 존은 결혼식 이후 지난 5일 SNS에 “완벽하지는 않은 예식이었겠지만 내게는 가장 엄숙한 약속의 시간이었다”며 “이번 생에서 사키를 만난 것은 내게 가장 큰 축복이었고, 다음 생에는 꼭 다시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