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까지 “한국 월드컵, 끔찍하고 실망스러워…日은 ‘모범 사례’”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돌아본 영국 언론이 아시아 축구에 냉정한 성적표를 내놨다. 일본은 아시아 축구가 지향해야 할 ‘모범 사례’로 평가한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팀 가운데 하나였다고 혹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드컵 결산 분석 기사에서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에 참담한 대회였다”고 총평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에서 9개국이 본선에 올랐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은 일본과 호주뿐이었다. 일본은 32강에서 브라질에 1-2로 패하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가디언은 특히 일본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동안 승리를 눈앞에 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에너지와 기술, 활동량에서도 세계 최강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후반 체력 저하와 수비 라인이 지나치게 내려앉으면서 추가시간 실점을 허용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이어 미토마 가오루, 엔도 와타루, 미나미노 다쿠미, 구보 다케후사 등 핵심 전력이 모두 출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결국 브라질의 두터운 선수층이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일본 축구가 장기간 쌓아온 시스템과 철학을 아시아 국가들이 참고해야 할 모델로 제시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경기 전 “우리는 아시아를 대표하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팀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점도 함께 소개했다.

또 일본이 세계 정상급 팀들과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시아 전체의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깊게 내려앉아 수비하는 상황을 자주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대륙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브라질 같은 강팀을 상대하는 데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을 향한 평가는 매우 냉정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아마 가장 실망스러웠다”며 “본래라면 올라갔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체코와의 첫 경기 승리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는 ‘끔찍하고 수동적인 경기력’을 보였다고 혹평했다.

홍명보 감독이 대회 이후 전례 없는 비판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점도 언급했다. 다만 한국의 부진을 감독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지는 않았다며, 탈락에는 여러 구조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특히 8강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자금력이 풍부한 국가에 유리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월드컵 예선에서도 사우디와 카타르가 홈 어드밴티지와 경기 일정 측면에서 혜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두 나라는 출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결국에는 그것이 관계자 모두에게 더 나았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일본과 호주에 찬사를 보냈지만 아시아는 전체적인 결과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그 결과는 그가 2013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 새로운 사람이 맡을 때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결국 이번 월드컵이 일본의 선전보다 아시아 축구 전체의 경쟁력을 되돌아보게 한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꼽으며, 단기 성적보다 장기적인 육성 시스템과 리그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는 국가만이 다음 월드컵에서 일본처럼 꾸준히 토너먼트 무대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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