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방산시장 커진다…코트라 “K-방산, UAE 생태계 파트너로”

UAE 국방비 지출 세계 15위…GDP 대비 5.5%
드론·방공미사일·사이버·AI 무기 수요 확대
코트라, 현지 투자·공동생산·기술협력 전략 제시


코트라 사옥. [코트라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중동 지역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방산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기술 이전, 교육·훈련,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협력’이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K-방산의 UAE 진출 확대 방안을 담은 보고서 ‘무기 수출에서 전주기 협력으로, UAE 방산시장 진출전략’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중동 지역 군사 충돌 이후 UAE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이 자체 방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UAE는 국방비 지출 규모가 세계 15위 수준인 방산시장으로 꼽힌다. 피치솔루션 자료에 따르면 2026년 UAE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5.5%에 달한다.

코트라는 이번 보고서에서 UAE 방산 수요가 기존의 국산화·현대화 중심에서 전주기 협력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완제품 무기 도입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설계와 생산, 교육훈련, 운영 유지보수까지 함께 제공하는 방식의 협력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외국 방산 기업이 UAE에서 대형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현지 투자, 공동 생산, 기술 이전 등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방산 수출 경쟁이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현지 산업 생태계 기여도까지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UAE의 방산 조달 구조는 국방부, 조달 전담기관인 타와준, 국영 방산 기업 EDGE 그룹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UAE 정부가 자국 방산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EDGE 그룹은 미국 안두릴,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스페인 인드라 등 해외 방산 기업과 합작투자 방식의 생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DGE 그룹은 드론, 미사일, 전자전 등 6대 분야에 35개 계열사를 둔 글로벌 방산 기업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 기준 글로벌 방산 기업 37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매출 규모는 약 50억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K-방산 기업의 진출 가능 분야로 드론, 방공·요격 체계, 항공·해양, 사이버·AI 무기, 센서 등 전자통신 부품,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등을 제시했다. 대형 체계무기뿐 아니라 방산 소재·부품·장비와 서비스 분야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드론과 대드론 체계는 가장 주목되는 분야 중 하나다. 보고서는 전쟁 과정에서 UAE가 탐지한 드론 수가 탄도미사일 수의 4배에 달했다며, 레이더 기반 드론 탐지 시스템과 복합 센서 대드론 타워, 차량형 드론 방어 통합시스템 등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공 미사일 분야에서는 다층 방어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긴급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 천궁-Ⅱ 잔여 7개 포대 조기 납품, L-SAM(한국형 장거리 요격체계) 패키지 수요 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항공·해양 분야에서는 KF-21 공동개발 협상 논의와 해양 전력 현대화 수요가 거론됐다. 보고서는 완성함 직접 수출보다는 전투체계, 센서, 추진 계통 기자재 공급 파트너십이 현실적인 진입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사이버·AI 분야도 주요 수요처로 제시됐다. 전쟁 전후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면서 제로 트러스트 보안, AI 기반 지휘통제 통합, 사이버·전자전 융합 플랫폼 등이 UAE 정부와 군의 우선 과제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UAE 방산 협력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양국은 올해 2월 방산 협력 프레임워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천궁-Ⅱ의 실전 요격 성능 검증, 원유 최우선 공급 등 방산·에너지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EDGE 그룹 간 협력 MOU도 체결됐다.

코트라는 UAE 진출 전략으로 EDGE 계열사 등 품목별 대표 기업과의 협력 모델 구체화, 타와준 파트너 등록, 타와준 산업단지 입주 등을 제안했다. 현지 조달 체계와 산업 육성 정책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코트라 두바이무역관은 이번 보고서 발간과 함께 방산 긴급 수요 대응 채널을 가동한다. 하반기에는 UAE 온라인 방산 사절단 지원, 국내 방산 전문 전시회 중동 바이어 유치, 2027년 UAE 방산 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준규 코트라 중동지역본부장은 “UAE 방산 수요가 완제품 판매뿐 아니라 현지 수요에 맞춰 UAE 기업들과 함께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며 “긴급수요 대응에 더해 현지 투자, 기술협력 등 우리 기업들이 중동의 전주기 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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