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日에 ‘외국인 토허제’ 전수

日정부, 국토부에 규제정책 자문 구해
실거주 의무 정책효과·수단등 질의
외국인 투자에 도쿄 집값 급등 영향


도쿄 도심 주택 가격 급등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시행 중인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거래 관련 규제가 거의 없는 일본이 한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자문을 받으려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20면

7일 관가에 따르면 마쓰시마 미도리 일본 총리 외국인정책담당 보좌관은 지난 4월 한국을 찾아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과 면담을 요청했다. 마쓰시마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도입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관련해 실거주 의무에 따른 정책 효과와 제재 수단 등에 대한 집중 질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마쓰시마 보좌관은 2014년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제94대 법무대신을 지냈으며, 현재는 제 51대 중의원 의원이자 내각총리대신 보좌관을 역임 중이다. 방한 당시 목적은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만나 한·일 양국의 외국인 사회통합 정책 및 인적교류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었는데, 도쿄 집값 급등 관련 대책 자문을 위해 국토부도 함께 찾은 것이다.

최근 일본은 도쿄 23구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1억3600만엔(약 12억8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1년 만에 21% 급등세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집값 상승 흐름에 대해 ‘엔저 효과’를 노린 외국인 자본의 자국 부동산 투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일본과 같은 고민을 한 경험이 있다. 이에 지난해 8월 서울 전역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실거주 목적이 아닌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인천·경기 일부 지역 주택을 구매할 경우,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입주해야 하며 주택 취득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위반하면 3개월 이내 지자체 이행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으면 취득가액의 최대 10%까지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된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 토지거래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실제 규제 시행 후, 외국인의 수도권 주택 매매는 크게 줄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후 서울·경기·인천 세 지역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외국인 수는 8월 1221명에서 ▷9월 1138명 ▷10월 802명 ▷11월 797명 ▷12월 736명으로 점차 줄어 4개월 만에 약 40% 급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되며 급매물이 늘어난 탓에 지난 4월 해당 수치는 잠시 1080명으로 튀었지만, 지난달 917명을 기록하며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본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부동산 거래를 규제하는 제도가 없어 (일본 총리실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며 “제도의 실효성 및 효과 등에 대해 정보를 요청해 자문을 제공했고, 일본 정부 역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제법상 국가 주권에는 정당한 공공이익을 위해 자국 토지 소유권에 대한 외국인 토지제한 등 규제를 시행할 권한이 있다. 현재 중국은 토지는 취득 없이 사용권만 인정되며 주택은 1년 이상 실거주를 한 경우에만 취득을 허용한다. 호주는 지난해 4월부터 2년간 외국인의 주택 취득을 아예 금지하고 있다.

홍승희·소민호·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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