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백억달러 신규 방산 계약 예고…국방비 5% 속도전

7~8일 나토 정상회의 관전포인트
나토 회원국 국방비 증액방안 중간 점검
미국산 무기 대규모 구매계약 체결 촉각
독일, 하루전 32% 증액한 국방예산 의결
튀르키예 ‘문제아→핵심파트너’ 위상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 증시 개장 행사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공동 개장벨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 어린이를 위한 세제혜택 투자계좌인 ‘트럼프 계좌’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AFP]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7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수백억달러 규모의 신규 방위산업 계약을 발표할 것이라 예고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억지와 방어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제공할 수백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계약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첫날인 7일 방산 포럼에서 해당 계약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국방비 부담 증액을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대규모 미국산 무기구매 계약을 체결해 트럼프 행정부의 과제를 일부 이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방비를 증액하라고 압박을 가해왔다. 이에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오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결의했다.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중간점검’이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매슈 휘터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5일 프레스콜에서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헤이그 국방 공약에 대한 진척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유럽의 여러 나토 동맹국과 캐나다가 이미 GDP의 약 4%를 국방·안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5% 지출 목표 달성에 이미 획기적 진전이 있다”며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5%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의 말처럼 독일이나 폴란드, 덴마크 등 유럽 여러 나라가 국방비 증액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국방비 지출을 상당히 늘렸다. 독일은 이날 2027년 총지출을 5554억유로(974조3000억원)로 잡은 정부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핵심 국방예산을 올해 822억유로(약 144조2000억원)에서 다음해 1090억유로(약 191조2000억원)까지 32.6% 늘리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기타 안보 지출을 포함하면 다음해 국방·안보 관련 지출은 1301억유로(약 228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이나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지각생(laggards)’으로 미국의 눈총을 받는 상태다.

미국을 제외한 동맹국들이 ‘국방 자립’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완화 국면을 맞을 지도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휘태커 미국 대사는 이날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나토와의 긴장은 위기가 아닌 ‘성장통((growing pains)’일 뿐”이라며 “나토와 우리 동맹국들은 잠들어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되살렸고, 이제 우리는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유럽 주둔 미군에 대한 재검토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유럽이 유럽 대륙의 재래식 방어를 넘겨받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는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덜 관여할 뿐”이라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 대(對)러시아 전략과 이란 문제 등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에 초청됐다. 뤼터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특히 방공 분야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벌써 발발 5년째를 맞고 있다. 유럽 안보 최대의 고민으로 떠오른 러시아의 위협과 이를 상징하는 러우전쟁의 장기화는 ‘튀르키예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몇 년 전만 해도 튀르키예가 ‘나토의 문제아’였지만, 러시아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 냉담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는 2019년 러시아산 방공망을 도입하고,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는 등 친(親) 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러우전쟁이 장기화되고, 가자지구와 이란에서 잇달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막후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튀르키예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틀어진 미국과 다른 회원국의 사이에서 트럼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에르도안 대통령에 의해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었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NYT는 대표단이 도착하면 새로 포장된 활주로에 착륙해 반짝이는 새 V.I.P. 터미널로 들어갈 것이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널찍한 대통령 단지 내에서 회의가 열릴 것 소집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첫날에는 방위 포럼이 열려 튀르키예 기업들이 드론 및 기타 튀르키예산 무기들을 뽐낼 수 있게 할 예정이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튀르키예의 ‘승리’라는 게 NYT의 해석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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