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강간살인 증거, 사라진 ‘케이블타이’…경찰 아버지 집에서 나왔다

지난 6일 낮 12시 45분께 장윤기가 범행 수단으로 이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조수석 수납공간에 케이블타이가 놓여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범행 차량에서 사라져 증거인멸 논란을 빚은 ‘케이블 타이’가 현직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 주거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SBS보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전날 광주지역 현직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케이블 타이 실물을 확보해 압수했다.

케이블 타이는 여고생을 납치해 강간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가 결박에 사용하려고 미리 준비한 것으로 의심받는 핵심 증거물이다.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지난 5월 5일 장윤기의 SUV를 긴급 수색하는 과정에서 조수석 수납공간에 서 케이블 타이 한 묶음을 발견했으나, 이를 확보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케이블 타이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수사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기록했지만, 실물 확보 없이 방치했다.

결국 수사팀은 차량초기 감식만 마친 채 사건 이튿날 장윤기 아버지에게 SUV를 인계했고, 문제의 케이블 타이가 장윤기 아버지 주거지에서 나온 것이다.

검찰은 지난 6일 차량 채증 영상 등 수사보고서를 뒤늦게 송치 받아 분석한 끝에 경찰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 행위를 벌였을 가능성에 주목해 이튿날 광산경찰서와 관련 경찰관 다수를 압수수색했다.

장윤기 아버지는 문제의 케이블 타이를 없애지 않고 챙겨둔 이유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다. 이게 무슨 중요한 것인지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의 자취방에 있던 ‘리얼돌’을 폐기하고, 경찰 압수수색에서 빠졌던 과거 휴대전화를 불태우기도 한 것으로 나타나 증거인멸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SUV를 넘겨받은 뒤 차체에 묻은 피해자 혈흔도 한동안 방치한 채 보름가량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경찰이 장윤기 아버지의 신분을 조직적으로 숨기려 했다는 정황을 확보해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이 압수한 장윤기 아버지의 휴대전화에서는 수사팀 관계자와의 통화 녹취 파일이 발견됐는데, 이 녹취에는 “경찰인 것을 모르게 하라는 취지의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일 내사(입건 전 조사)를 관련 경찰관 다수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 역시 증거인멸 혐의로 당시 수사팀 책임자인 A 경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직위해제했다. 아울러 광산경찰서장과 당시 형사과장, 수사팀원 등 모두 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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