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경찰 아버지의 축소 수사…檢 보완수사권 다시 뜨거운 감자로 [세상&]

여당 확고부동 원칙 내세워 ‘폐지’ 자신감
경찰 일각 “경찰 전체 문제 아냐” 선긋기
본청이 직접 수습 나서며 ‘내부 자정’ 강조
檢, “보완수사 없으면 반복” 경찰 때리기


장윤기(23) 씨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양근혁 기자]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를 경찰이 부실하게 수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 논쟁이 재차 가열되고 있다.

경찰 수사 기록만으로는 단순히 살인 혐의만 적용됐을 사건이 보완수사를 거치며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할 근거가 확보됐고, 경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던 시도까지 밝혀지면서다. 경찰은 일부 사례와 보완수사권 논의는 무관하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은 보완수사권 존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논의와 연결시켜선 안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자정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 이를 보완수사권 폐지 기조를 되돌릴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잘못이 밝혀지면 그에 맞게 엄중히 징계해야겠지만 지방에서 벌어진 일부 사례를 경찰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며 “검찰이 직접 수사할 때 발생했던 부작용이 더 컸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도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검찰이 경찰의 역량을 문제 삼아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이번 사건을 아전인수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특정 사건이나 일부 사례를 근거로 경찰 전체의 수사역량을 부정하고 형사사법 개혁의 방향 자체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국민을 위한 접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일부 사례를 이용해 형사사법 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조직적으로 범죄 은폐에 가담한 가능성이 포착되자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광주경찰청에 국가수사본부 수사 인력을 파견해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을 편성하는 한편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장(박모 경감)을 직위해제했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유구무언”이라며 “(장윤기 사건 규명에) 명운을 걸겠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찰의 비위 사건을 경찰을 수사하는 구조의 한계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경찰에 대한 수사는 제3의 수사기관이 맡는 방향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이때다 ‘보완수사권 존치’ 목소리


검찰 내부에서는 장윤기 사건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의 1차 수사에서 놓친 사실 관계 등을 확인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장윤기 사건이 큰 논란이 됐을 뿐이지 1차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사건들은 지금도 넘쳐난다”라며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했다. 일선 지검의 한 검사는 “장윤기 사건은 경찰 수사가 견제받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며 “일선에서는 보완수사 없이 암장될 사건을 매일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소속의 한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판사도 직접 진술을 듣고 유무죄를 판단하는데 보완수사권이 없는 검사는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을 들을 수 없다”며 “경찰 기록만 보고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과연 경찰의 수사는 어떤 사법통제를 받느냐”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장윤기 사건은 오직 경찰만이 수사를 할 수 있게 되면 억울한 피해자가 수없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여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는 ‘확고부동한 원칙’이라며 직진을 예고했다. 이날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다. 검사의 직무에서 수사권을 전면 삭제하고 수사의 주체를 검사에서 경찰로 변경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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