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칩 ‘탈엔비디아’ 가속…화웨이, 中시장 도입률 첫 1위

BI 설문조사…화웨이 어센드 910B/C, 엔비디아 H20·H800 제쳐
中 기업, 내년 AI칩 예산 절반 가까이 국산으로…자급화 속도
“병목은 연산 아닌 HBM”…메모리 확보가 새 승부처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국산 제품으로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의 AI 칩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제품보다 높은 도입률을 기록하는 등 중국의 ‘탈(脫)엔비디아’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중국 소프트웨어·금융·제조·유통 기업 임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웨이의 AI 가속기 ‘어센드 910B/C’는 시범 도입과 평가 단계를 포함한 채택 비율이 65%로 조사 대상 12개 제품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맞춰 성능을 낮춘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H20/L20’(47%)과 이전 세대 제품인 ‘A800/H800’(47%)을 크게 앞선 수치다. AMD의 ‘MI308’(5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하이곤(Hygon)의 ‘DCU’(52%)와 캄브리콘테크놀로지스의 ‘MLU·시위안’(52%) 역시 엔비디아 제품보다 높은 도입·평가 비율을 기록했다. 바이두의 ‘쿤룬신’과 알리바바의 ‘T-헤드’ 등 자체 개발 칩도 50%를 기록했고, 무어스레즈(Moore Threads)의 ‘MTT’(48%), 메타X의 ‘C시리즈’(47%)도 엔비디아와 비슷하거나 앞섰다.

일루베이터·톈수(38%), 엔플레임의 클라우드블레이저(38%), 비렌의 BR100·BR104(40%) 등 중국 신생 AI 반도체 업체 제품에 대한 검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AI 가속기 관련 예산의 46%를 국산 제품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재 약 30% 수준인 국산 칩 비중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응답 기업의 80%는 AI 프로젝트 투자로 올해 인프라 지출이 당초 예산을 초과했다고 답했다.

BI는 “중국의 국산 AI 반도체 대체 노력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화웨이와 하이곤 등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텐센트와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의 AI 인프라 구축 기업들이 이번 국산화 흐름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제품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지만 점유율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에 H20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면서 제품 확보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빈자리를 국산 칩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전국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2조위안(약 450조원)을 투입하고,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80% 이상을 자국 기업이 공급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BI는 AI 반도체 경쟁의 병목이 연산 성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중신궈지(SMIC) 등 파운드리 기업보다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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