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75조원 신규 조달 등 국방비 증액 가속

2035년까지 GDP 5% 수준 국방비 ‘헤이그 약속’ 재확인
“이란 핵 무장 안돼…호르무즈 항행 자유 존중해야” 선언 채택
우크라이나에는 120조원대 지원 약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부터)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정상회의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500억달러(약 75조4000억원) 이상의 국방비 신규 조달 계획을 채택하는 등,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가 다시 확인됐다.

나토 정상들은 8일(현지시간)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을 의결하면서 “우리는 5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조달 계획을 발표하며, 공동 생산능력 확대와 산업계 협력을 통한 혁신 가속화를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동맹국 사이에 방위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나토 파트너십을 활용해 방위산업 깊이와 협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유럽·대서양 안보와 안정에 가하는 장기적인 위협과 끊임없는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은 ‘헤이그 국방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이그 국방 약속’은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의결한 것으로,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총 5%로 증액하기로 한 것이다.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안보 분야 투자를 안하고 미국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다.

이날 선언에서 정상들은 “집단방위와 대서양 동맹의 철통같은 의지를 재확인하기 앙카라에 모였다”며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해 동맹의 방어에 대한 더 큰 책임을 맡고 있다”고 주지했다. 이어 “나토의 억지력과 방어력은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 역량의 적절한 조합에 우주·사이버 자산이 더해져 완성된다”며 “상호 운용 가능한 대서양 전역 전투 클라우드 개발, 강력한 인공지능(AI) 모델 도입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란간 전쟁에 대해서는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온전히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주 의제 중 하나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대서양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올해 700억유로(약 120조4000억원)의 군사장비, 지원 및 훈련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며 2027년에도 최소한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주권적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행사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나토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안보 균형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이것이 ‘나토 3.0’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나토 3.0’은 지난 2월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이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제시한 구상으로, 미국이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억지에 집중하고, 유럽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는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나토의 무인항공기(UAV·드론) 대응 역량 강화 청사진 ‘나토 드론 엣지’ 등 여러 무기체계 도입 계획을 밝혔다. 또 270억유로(약 46조5000억원) 규모의 연료 인프라 현대화 사업도 발표했다. 이는 올해 정상회의 개최국인 튀르키예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구상 중 하나로, 나토 동부 지역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 등을 새롭게 구축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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