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대재해 막을 수 있을까” SK하이닉스·삼성중공업 달려온 이곳[중기+]

킨텍스 ‘국제안전보건전시회’ KCC부스 가보니
중대재해법 ‘안전 강화’ 대기업들 발길 몰려
‘네온·축광 도료’ 작업자 시인성 높여…안전담당자 관심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6)에서 기업 안전관리 관계자들이 KCC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부애리 기자]


[헤럴드경제(고양)=부애리 기자] “안전을 더 보완할 수 있나요?”

형광 분홍색 도료 샘플 앞에 한 대기업 안전관리 관계자가 발걸음을 멈췄다. 어두운 공간에서 빛나는 축광 도료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6)’가 열렸다. 300여개 기업이 참여한 이 전시회에서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은 KCC 부스였다. 산업안전의 해법으로 페인트 ‘컬러’를 앞세운 KCC 부스는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안전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었다.

실제로 현장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중공업, HD현대 계열사, 효성화학, 한국철도공사, SH공사 등 제조·건설·공공기관 안전 담당자들이 잇따라 부스를 찾았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장 증설이 이어지는 만큼 공장 내 안전 환경 개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자가 찾은 시간에도 광동제약 안전관리 관계자들이 부스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사고 예방이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본적인 안전설계는 당연해졌고, 추가로 위험이나 안전장치를 눈에 확 띄게 해주는 디자인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는 분위기였다.

KCC 안전환경디자인 설루션이 설계되어 있는 모습. [KCC 제공]


“컬러로 안전을 설계합니다”


KCC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안전환경디자인’이었다. 색채와 공간 디자인을 활용해 작업자가 위험 요소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개념이다. 기능성 안전도료와 안전사인, 피난 유도 체계 등을 하나의 설루션으로 묶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형광빛이 강한 ‘네온 컬러’ 도료였다.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특성을 활용해 공장 내 보행로와 위험구역, 안전난간 등에 적용하는 제품이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는 무거운 구조물이 머리 위를 오가는 일이 많다. 작업자가 장비를 늦게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황상윤 KCC컬러디자인센터 책임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크레인 훅과 장비 등에 네온컬러를 적용하면서 작업자 시인성이 크게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기 제품은 축광 도료 ‘루미세이프’였다. 평소에는 일반 페인트처럼 보이지만 빛을 머금었다가 정전 등으로 주변이 어두워지면 스스로 빛을 낸다. KCC는 이 제품을 ‘골든타임 확보용 페인트’라고 소개했다. 현재 제품은 약 30분 동안 빛 유지가 가능하다.

황 연구원은 “정전으로 비상등이 꺼진 상황에서도 피난 동선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라며 “전기를 따로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미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차장과 서울시 터널 안전 디자인 사업 등에 적용됐으며, CJ제일제당 부산공장에도 도입됐다. 부산공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물류센터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6)에 전시된 KCC의 도장 로봇 스마트캔버스가 전시된 모습. [부애리 기자]


“보는 순간 위험 인식…골든타임 지켜준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이런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현장에 방문한 최원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장은 “안전교육은 오래 받아야 몸에 익지만 색은 보는 순간 위험을 인식할 수 있다”라며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안전 디자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은 어차피 몇 년마다 다시 도색을 해야 한다”라며 “기존 도장 작업에 안전 기능만 더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단은 KCC와 협력해 안전 문화 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색채를 활용한 산업안전 디자인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최 부장은 “사람과 지게차 동선을 색으로 구분하거나 비상구와 소화기 위치를 직관적으로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사고 예방 효과가 상당하다”라고 덧붙였다.

KCC는 이번 전시에서 도장 자동화 로봇 ‘스마트캔버스’도 함께 공개했다. AI와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장비로 작업 공간을 스스로 인식해 도장을 수행한다. 기존 작업 대비 도장 속도를 10배 가까이 높이고 야간작업도 가능해 작업자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