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한 강남 의사들…마약류 12만정 몰래 처방 받아 하루 수백알씩 모두 투약 [세상&]

피부과 의사 2명, 졸피뎀·프로포폴 투약
외국인 환자 3400명 명의 허위 처방 내
수사 결과 하루 수백정까지 투약 드러나


외국인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내 향정신성의약품을 사들여 투약한 강남 피부과 의사가 의약품을 수령하고 있다.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윤승현 수습기자] 의사 직무를 악용해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구매하고, 직접 투약한 강남 의사들이 검거됐다.

이들은 외국인 환자 3400명의 이름으로 허위 처방전을 내고, 향정신성의약품 약 12만정을 사들여 전부 투약했다. 복용 중 점차 내성이 생겨 하루 수백정을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40대 원장 A씨와 의사 B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수사팀은 의사들과 협력한 이들도 추가로 검거해 송치했다. 경찰은 병원 직원, 약사, 약국 직원 등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들을 포함해 총 13명을 송치했다.

외국인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의사 A씨와 B씨는 지난 2025년 3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병원에 내원한 외국인 환자 약 3400명의 개인정보로 허위 처방전 4331장을 발급했다. B씨는 허위 처방전을 갖고 직접 서울의 한 대형약국을 찾는 등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 12만1849정을 사들여 투약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졸피뎀을 투약하며 점차 내성이 생기자 하루 수백정까지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성이 생긴 의사들은 결국 병원 금고에 보관된 프로포폴을 몰래 빼내 투약하기도 했다.

외국인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내 향정신성의약품을 사들여 투약한 강남 피부과 의사가 의약품을 수령하고 있다.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이들에게 졸피뎀을 건넨 약사도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검거된 대형약국 약사들은 피의자가 가져온 타인 명의 처방전의 진위를 따지지 않고 약을 내줬다. 처방전 없이 일반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해당 병원을 내원했던 외국인 환자의 제보로 시작됐다. 해당 외국인 환자는 다른 병원에 방문했다가 본인도 모르는 처방 내역이 발급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사실은 인지한 후 6개월간 수사를 벌여 의사, 약사, 병원·약국 관계자를 검거했다.

외국인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타인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매하거나 투약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자기 명의가 도용되어 처방된 사실이 있는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료용 마약류 유통과 투약 전반에 걸쳐 수사를 지속해 의료용 마약류가 오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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