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팀, ‘장윤기 사건’ 광주경찰청장 압수수색… 경찰 지휘부 겨눴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은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남고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장씨의 신상 정보를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이날부터 한 달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


구속된 수사팀장 넘어 당시 지휘·보고 체계 전반으로 수사 확대
검찰도 광산경찰서장·형사과장 입건…증거인멸 방조 혐의 조사
케이블타이 누락·수사정보 유출 의혹…검경 동시 강제수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경찰 수사 비위 의혹을 규명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광주경찰청장실과 광주 광산경찰서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당시 수사 지휘부로 수사 범위를 넓혔다.

특별수사팀은 11일 광주경찰청장실과 광주 광산경찰서장실 등 7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광주경찰청 내 사무실 3곳과 광산경찰서 내 사무실 2곳, 당시 사건 관계자들의 현 근무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제수사는 장윤기 사건을 담당한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당시 사건의 지휘와 보고 과정에 관여한 상급자들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특별수사팀은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업무 기록 등을 토대로 수사 과정에서 증거 누락이나 정보 유출을 인지하거나 묵인한 인물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의 핵심은 장윤기가 범행에 이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가 정식 증거물로 확보되지 않은 경위다. 케이블타이는 장윤기가 피해자를 납치하거나 결박하기 위해 준비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품으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규명할 중요 증거로 지목됐다.

당시 수사팀은 과학수사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장윤기의 차량 안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물 목록에 포함하지 않은 의혹을 받는다. 차량 내부를 촬영한 영상 일부가 삭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별수사팀은 A 경감이 증거 확보를 막거나 관련 기록을 없애도록 지시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A 경감을 긴급체포한 뒤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8일 A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청은 A 경감을 직위해제하고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수사팀원 등 사건 관계자들을 대기발령해 직무에서 배제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광주 광산구의 한 보행로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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