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기업 발목잡기” 국회 청원 닷새 만에 1.7만명 육박

노동부, ‘초과이윤 재분배’ 표현 삭제 후 14일 토론회…AI 산업전환·상생으로 주제 변경
반대 국민청원 1만6978명 동의…국회 상임위 회부까지 3만3022명 남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차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논란이 된 반도체 기업 ‘초과이익 재분배’ 공론화에서 관련 표현을 빼며 수위 조절에 나섰지만,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동의청원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재 청원 동의자는 1만7000명에 육박했으며,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기준인 5만명까지는 3만3022명의 추가 동의가 필요한 상태다.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 및 기업 경쟁력 훼손 정책 철회 촉구에 관한 청원’에는 이날 오전 기준 1만6978명이 동의했다. 지난 7일 공개된 이후 닷새 만에 1만명을 훌쩍 넘기며 동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 및 기업 경쟁력 훼손 정책 철회 촉구에 관한 청원’. 12일 오전 기준 1만6978명이 동의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공식 심사를 받는다. 현재 기준으로는 5만명까지 3만3022명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

청원인은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가 필요한 국가 핵심 산업”이라며 “기업의 성과를 추가로 환수하려는 정책은 투자 의욕을 저해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초과이익 환수 논의를 중단하고 기업의 투자 확대와 연구개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오는 14일 열리는 토론회를 앞두고 논란이 된 표현을 대폭 손질했다.

당초 ‘초과이익 재분배’ 공론화 성격이 강했던 토론회 명칭은 ‘인공지능(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혁신의 길’로 변경됐다.

토론 주제에서도 ‘초과이익 재분배’와 ‘사회연대임금’이라는 표현을 빼고 AI 산업전환 시대의 기업 혁신투자, 원·하청 상생,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중심 의제로 제시했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5월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와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론화를 제안한 바 있지만, 노노동부는 초과이익 재분배가 토론회의 핵심 의제가 아니라 혁신투자와 사회안전망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폭넓게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는 입장이다.

다만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명칭과 표현만 바꿨을 뿐 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경총 관계자는 “노동부에도 토론 주제의 범주를 문의했지만 ‘범주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며 “참석자들이 AI 시대 사회혁신과 관련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형식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