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부딪힌 ‘무임승차 연령 상향’…대한노인회 ‘신중모드’ [서울N]

서울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추진 공청회 연기
노인회 중앙회 측 “협의없이 발표” 불편한 기색


한 어르신이 서울의 지하철역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의 제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관련, 당초 계획했던 공청회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측이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시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이달 초 열기로 한 공청회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대한노인회 중앙회가 입장을 밝히면서 당초 추진했던 공청회 일정을 바로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을 더 다듬어서 공청회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에 따르면 부영그룹 회장이기도 한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지난달 25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무임승차 연령 상향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며 “중요한 정책 변화는 반드시 대한노인회와 협의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로부터 ‘어르신 대중교통 정책 관련 공청회 제안’ 공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어르신의 건강한 일상 도모와 복지 향상을 위해 그간 대중교통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며 “민선 9기 서울시장 공약으로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요금(월 15회 미만) 면제 안이 제안됨을 환영하며, 조속한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시는 해당 자료에서 오 시장이 지난달 19일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과 만나 지하철 무임연령 70세 이상 상향, 70세 이상 어르신 중 K-패스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월 15회 미만 이용자에 대한 교통비 100% 지원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어르신 교통비 지원 정책은 민선 9기 서울시장 교통 분야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서울시는 현행 65세인 도시철도 무임 연령을 70세로 상향하여 도시철도 운송 적자를 축소하고,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으로 70세 이상 어르신 대상 버스비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중앙회는 무임승차 연령 상향이 협의되지 않은 발표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관계자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은 서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전체 어르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며 “서울시가 (대한노인회) 중앙회와 논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의 쟁점은 연령 상향으로 무임 승차 대상에서 제외될 65~69세의 반발이다. 올해 4월 27일 기준 서울시 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이 연령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약 64만8000명이었다.

서울시는 연령 상향에 대구시 사례도 한 방안으로 생각 중이다. 대구시는 2023년 조례 개정을 통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매년 한 살씩 올리기로 했다. 대신 75세 이상 어르신 대상 시내버스 무료 지원을 70세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대구에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기준은 2024년 66세, 지난해 67세에 이어 올해에는 68세부터 무임승차 대상이 됐다. 그리고 2028년에는 만 70세부터 무임승차를 하게 된다. 반면 버스 무임승차 연령은 ▷2024년 74세 ▷2025년 73세 ▷2026년 72세로 낮췄다.

대구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개선한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만성적인 재정 적자 해소와 도시철도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구 도시철도 1~3호선의 무임승차 손실액은 지난해에만 약 672억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구시 등의 사례를 참고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무임승차 적용 대상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령을 바꾸게 되면 소급 적용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

Print Friendly